<말레이기 피격> "참사 전에도 다수 항공편 통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숨진 말레이시아항공 피격사건이 17일(현지시간) 발생하기 수시간 전에 상당수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1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MH 17편 피격사건이 발생하기 몇시간 전에 여러 항공사 소속의 많은 항공편이 동일노선을 이용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피격 여객기의 조종사 역시 막판까지 항로를 바꾸라는 어떠한 지시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노선은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은 안전 항로로 주변 국가들도 여객기 통과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태평양항공협회 16개 항공사 가운데 15개사가 우크라이나 항로를 운항하고 있으며 유럽 항공사들도 같은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항공도 ICAO가 우크라이나 항로를 안전항로로 인정한 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운항에 걸림돌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ICAO의 공인 노선인 우크라이나 항로는 사고 직후 폐쇄됐다.

말레이시아항공 역시 이번 피격사건과 관련해 유럽지역을 오가는 소속 항공편들의 항로를 변경했다.

이 항공사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유럽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이 통상적인 노선 대신에 대체 항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과 미국, 호주 등은 최근 가열되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분쟁과 관련해 그동안 주변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사들에 대해 노선 변경을 종용해왔다.

중국 민항총국(CAAC)은 자국 항공사들에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을 피해달라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으며, 호주 콴타스항공도 수개월 전에 우크라이나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나서 대체노선을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 상당수 국가도 항공업계에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 운항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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