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는 17일과 18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이 필요하다는데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냈다.
은행 최상위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두 은행의 조기통합을 공식화함에 따라 두 은행의 통합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가 금융환경의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긴급안건으로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같은 날 열린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도 양 은행 조기통합 논의가 진행돼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두 은행의 원활한 통합을 위해 노조와 대화를 통한 합의가 중요하다는데도 각 행 이사회가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해 노조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시너지 차원에서 이제는 조기 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조기통합 논의를 공식화했다. ‘통합논의는 2017년부터 할 수 있다’는 ‘2.17 합의’를 3년여 앞둔 시점에서 김 회장이 조기통합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4일 뒤인 지난 7일에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이제는 보다 속도감 있게 통합을 준비해야 하고,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은 통합”이라면서 김정태 회장의 조기통합론에 힘을 싣고 나섰다.
이어 13일에는 하나금융지주 전 계열사 임원들이 워크숍을 열어 조기통합 추진 결의문까지 채택하는 등 김 회장의 조기통합론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김정태 회장의 이번 ‘결정’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갑작스런 판단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결과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김승유 전 회장 라인인 임원들을 대거 교체해 친정 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최근까지 인도와 중국 등 해외 법인들을 돌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왔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외환은행이 이사회에서 양 은행 조기통합에 대해 동의를 얻어내면서 ‘통합추진위원회’의 활동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합추진위원회는 통합은행명,존속법인의 소재, 조직 및 직급 조정 등 양 은행 조기통합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비용 절감 2692억원에 수익 증대 429억원을 더해 연 평균 3121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 시기를 3년 앞당기면 약 1조원의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양 은행 통합 논의의 한 축인 외환은행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2일 ‘외환은행 사수 전직원 결의대회'를 갖고 5년간 독립경영 약속을 어긴 김정태 회장과 조기통합 논의에 대해 단호히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은행 조기통합 시도를 내년 연임을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다.
2012년 김승유 전 회장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은행 노조와 맺은 2.17 합의의 골자는 ‘외환은행에 대해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5년 뒤인 2017년부터 통합논의를 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번 조기통합 시도와 관련해 외환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고용불안이다.
조기통합을 할 경우 구조조정과 함께 급여와 인사 불이익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외환노조의 한 관계자는 “은행 통합의 모범으로 회자되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도 조기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3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조직을 융합했는데 김정태 회장이 이를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금융이 외환 노조에 얼마만큼의 신뢰를 주고 어떤 당근을 제시하느냐가 양 은행 조기통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대박론’을 들고 나온 하나금융과 ‘독립경영 합의를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가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