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농민 지원을 둘러싸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간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예산 확보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 70만 쌀농가…관세화 직격탄 우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쌀생산 농가는 70여만 가구에 이르고, 쌀 재배면적은 83만3천ha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간 쌀 생산량은 423만t으로 8조원 규모다.
농가당 쌀생산 수입은 비료값과 인건비 등 비용을 제외하면 38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농가 평균 수입 3,100만원의 12%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쌀생산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쌀생산 농가들은 정부의 이번 쌀관세화 선언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마땅한 대체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쌀관세화로 외국산 쌀이 마구 수입될 경우 농가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우리 쌀독을 미국과 중국, 해외 대형 곡물회사에 맡기면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할 수 없다"며 "끝까지 시민 앞으로 나아가 식량 주권을 되찾겠다"고 호소했다.
◈ 농민 지원대책…예산 놓고 관련 부처 신경전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전체 재정 증가율을 적절히 고려해 농식품 예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정부 예산은 4.6% 늘었지만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가 먼저 농업 관련 예산부터 가위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쌀관세화에 따른 농민 지원 예산도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쌀 관세화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민들을 위해 쌀재해보험 지원과 50ha 이상 들녘 경영체 육성 등 대비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예산은 얼마가 소요될지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정확한 예산 지원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령 예산이 잡혀도 기재부가 전체를 편성해 줄 지 모르겠다"며 "기재부는 쌀 관세화 지원에 상당히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