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만큼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난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소속 MH370편이 실종된 데 이어 17일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298명이 탑승한 MH17편이 미사일에 피격, 추락했다.
불과 4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터진 말레이시아항공의 잇단 대형 참사에 희생된 승객과 승무원 수만 무려 537명이나 된다.
이들 참사는 공교롭게도 말레이시아항공의 경영 여건이 극도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터졌다.
최근 치열한 경쟁 환경에 노출된 말레이시아항공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난 3억 6천300만 달러였다.
하지만, 상황이 당장 개선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영진의 갈팡질팡하는 행보와 변화를 꺼리는 노조의 안이한 인식에 출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영 항공사로서 채산성 낮은 국내노선을 운항해야 하는 구조적인 부담과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키 어려운 거대 몸집은 말레이시아항공의 하강 속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항공이 과거 국적 항공사로서 누렸던 긍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사세가 흔들리는 와중에서 잇따라 터진 초대형 참사는 '부활의 희망'까지 앗아가 버렸다.
당장 18일 하루에만 주가가 무려 11%나 폭락하는 등 '기적'은 물 건너 간 것으로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의 엄청난 인명피해 외에 진상 규명 등 향후의 사태 수습 전망조차 불투명하다는 비관론 역시 말레이시아항공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다 예정 항로를 이탈, 실종된 MH370는 인도양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실종 여객기 수색에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베트남과 중국, 호주 등 주변 국가들이 항공기와 함정, 병력 등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기체 잔해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의문만 증폭되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MH17편 미사일 피격사건은 일단 규모와 파장에서 말레이시아항공에 메가톤급 충격파를 안겨줬다.
일각에서는 MH17편의 미사일 피격사건 역시 지난 3월 발생한 MH370편 실종사건처럼 의문과 논란만 키울 수 있다며 벌써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