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슬픔을 아는 듯 1년 전 오늘처럼 하늘은 연신 빗줄기를 뿌려댔고 부모들의 눈물은 더욱 애달팠다.
18일 오전 충남 공주사대부고 운동장.
지난해 7월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의 1주기를 맞아 진행된 추모식에서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가족들은 오열했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1년 전 그날처럼 선생님도, 친구들도 할 말을 잃었다.
어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반드시 지키겠노라며 다짐했던 1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에 연신 미안한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열린 추모식은 이영이 공주사대부고 교장의 추도사를 시작으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추모시 낭송, 학생안전헌장 선포, 유족 인사, 헌화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이 슬픈 이야기 속에 묻어두지 않을 것"이라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족한 어른들이어서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학생회장 강우승 학생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는 고3이니만큼 대입을 목표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지만, 여전히 너희들을 생각한다"며 "밥을 먹다가도 잠을 청하다가도 문득 그리도 또 문득 너희가 떠오른다"며 눈물을 흘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부끄러운 어른들이어서 미안하다"며 "우리의 눈물이 아팠던 그 순간을 잊지 말자는 맹세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족대표 이후식 씨는 "우리 다섯 명의 아들들, 하늘나라에서는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면서 편안하게 있길 바란다"며 "못난 부모들이라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공주사대부고 선배이자 공주에 지역구를 둔 박수현 의원은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회의원 102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해달라며 유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