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지난 17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 350명, 응원단 350명을 인천아시안게임에 파견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선수단은 항공기를,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각각 이동하며, 응원단의 경우 만경봉호를 인천에 정박시켜 숙소로 사용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체류경비 등 편의 제공을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북측은 일부 종목에서 남북단일팀 출전과 공동응원단 구성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18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38개 종목 협회의 임원을 모아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순호 선수단장의 공식 선임과 함께 혹시 모를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각 협회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서 각 협회 임원들은 남북단일팀 구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모았다. 4년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던 국가대표 선수 중 일부가 대표팀 탈락 등의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이 남북단일팀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유다.
박순호 단장은 "대회 개막을 두 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 제안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각 협회의 의견을 물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각 협회의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북한 응원단이 분위기를 살려서 대회 열기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부분은 협조를 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역시 "대한체육회는 갑자기 산하 단체를 모아 회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현재 각 협회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단일팀을 구성하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