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추락 지점은 러시아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쪽으로 약 50㎞ 떨어진 동부 도네츠크 인근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 등 서방은 말레이 여객기가 러시아제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제 이동식 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나 러시아 측이 이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화물 수송기로 오인해 공격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CNN은 “말레이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지상에서 지대공 미사일용 레이더의 가동이 탐지됐으며, 여객기 추락 추정 지점에서 강한 열도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은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시스템인 ‘부크’(Buk)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부크 미사일은 1970년대 후반 구소련에서 처음 개발된 지대공 미사일로 이후 개량을 거듭해왔으며, 최대 고도 25㎞에 있는 목표물까지 격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럭에 실어 이동하는 이 미사일은 크루즈 미사일, 스마트 폭탄, 고정익 항공기, 회전익 항공기, 무인항공기 격추 용으로 설계됐다.
말레이 여객기는 격추 당시 일반 이동식 방공 미사일이 닿을 수 없는 높이인 10㎞에서 운항 중이었다.
하지만 반군은 정부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 “여객기가 10㎞ 상공에서 운항했다며 우리는 이를 격추할 만한 무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참사에 러시아 방공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간여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러시아군 방공미사일이 해당 지역에서 발사된 바 없으며, 러시아군 전투기도 도네츠크에 접경한 러시아 지역에서 비행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국제사회가 이 참사에 대해 최대한 공개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여객기 피격 사건을 우크라이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경제관련 내각 회의에서 "당연히 사고가 난 지역 국가가 이 무서운 비극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평화가 정착됐거나 전투행위가 재개되지 않았더라면 이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 여객기가 미사일에 피격돼 추락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 분쟁지역임에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의해 ‘안전항로’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