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韓電부지 새 주인은 누구?

현대車 '적극적' 삼성은 '관망'…외국자본도 '관심'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한국전력 삼성동 본사 부지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새 '땅 주인'이 누가 될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구장 12개 넓이인 7만9342㎡ 규모의 이 부지는 지난해말 기준 공시지가가 1조 4830억원. 하지만 실제 시세는 최소 3조 원, 최대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에 대형 복합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승부처'라는 인식 때문이다.

한전은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안에 별도의 자격 제한 없이 공개 입찰에 부쳐 이 부지를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음달말쯤 매각 공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액수 자체가 천문학적인 만큼,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 정도이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는 137조 8000억 원, 현대차는 48조 원의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다.

일단 현대차는 인수에 적극적인 반면, 삼성은 별다른 반응없이 관망하는 모양새다.

현대차 그룹은 이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세우겠다며 이날 곧바로 입찰 참여를 선언했다. 대규모 해외 행사 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선두권 완성차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에서다.

양재동 사옥이 이미 포화상태인 점도 현대차를 적극적이게 만든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만 30곳에 소속 임직원이 1만 8000명에 이르지만, 양재사옥 입주사는 5곳에 근무인원도 5000명 수준이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 본사는 외부 빌딩을 빌려 쓰고 있는 상황. 한전 부지를 인수해 계열사 통합근무 환경만 갖춰도, 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 시간 낭비 등의 비효율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반면에 삼성그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현재로선 입찰 참여 여부가 분명치 않다. 그룹 차원에서 참여할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자산 운용 차원에서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미 지난 2011년 해당 부지 인근의 한국감정원 부지를 2436억원에 매입했다.

일각에서는 호텔신라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이 해당 부지 매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국내 기업 외에도 일부 외국 자본들 역시 한전 부지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과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샌즈 등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해당 부지를 포함한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대규모 컨벤션타운으로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었다. 한전 부지의 40%가량을 구매자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공공시설로 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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