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시리아 구호품, 'IS' 장악지역에 공급돼"

내전중인 시리아 주민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구호품이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장악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서방 구호단체 직원들을 인용,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국제 구호단체에서 ISIL 장악 지역 내 수만명에게 매달 식량과 의약품, 위생도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구호단체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머시코 인터내셔널(MCI), 노르웨이 난민협의회(NRC), 월드비전, 국제구호위원회(IRC) 등이다.

인디펜던트는 이들 단체가 터키와 인접한 시리아 북부 레이한리와 킬리스 등을 통해 구호물품을 시리아로 반입해 ISIL의 주요 거점인 라카와 만비즈, 자라블루스 등지에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서방 구호단체 관계자는 "ISIL 장악 지역으로 많은 구호품을 직접 수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ISIL은 또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을 지나 다른 반군에 전달되는 것도 용인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덧붙였다. ISIL은 알누스라전선이나 자유시리아군(FSA) 등 다른 반군과 공식적으로는 대립관계다.

알카에다에서 떨어져나와 이라크·시리아에서 세력을 확대하며 '이슬람국가'(IS) 수립을 선포한 ISIL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고 테러와 잔혹한 보복행위를 일삼아 미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ISIL이 아니라 취약한 상태에 있는 주민을 돕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에서 시리아 구호활동과 관련해 2천730만파운드의 지원을 받은 머시코인터내셔널은 "우리는 인종이나 민족, 종교, 정치적 소속 단체와 상관 없이 분쟁과 관련해 어려움에 처한 모든 민간인에게 필수적인 원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최근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290만명에 달하는 시리아 내 반군 장악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품 1차 물량을 이미 준비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14일 유엔 산하기구나 국제 구호단체들이 시리아 정부의 허가 없이 시리아 내 반군 장악지역에서도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이례적으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과 어서린 커즌 WFP 사무총장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황이 긴박한 만큼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관련 유엔 산하기구 및 NGO 대표들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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