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김태완 "서산 생활, 정민혁 때문에 버텼다"

'민혁아, 고마워' 한화 김태완이 16일 문학 SK전에서 2회 쐐기 1점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인천=한화 이글스)
'미완의 거포' 김태완(30, 한화)의 전성기는 다시 올 것인가. 일단 올 시즌 전반기 막판에야 그 가능성이 확인됐다.

김태완은 16일 문학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원정에서 홈런 2개 포함, 5안타 5타점 3득점을 쓸어담으며 12-3 대승을 이끌었다. 개인 1경기 최다 안타 타이에,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전반기 마지막 3경기 타율이 무려 6할(15타수 9안타)이다. 김응용 감독이 "부상 중인 김태균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할 정도다. 김태완은 11일 두산전에서 가슴 타박상을 입은 주포 김태균을 대신해 3경기 선발 출전했다.

이전까지 김태완의 타율은 2할(50타수 10안타) 2홈런 10타점이었다. 그나마 최근 3경기 맹타로 타율이 2할9푼2리로 올랐고, 4홈런 19타점이 됐다.

전반기 막판 갑자기 타격감이 오른 이유가 있을까. 김태완은 "선발 출전을 해서 준비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김태완은 올해 42경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대타였다.


"대타로 나서면 감을 잡기 힘들다"면서 김태완은 "선발로 나가야 상대 투수들과 몇 번 붙어보며 수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등판하진 않았지만 SK 에이스 김광현도 "타자들이 공을 많이 보면 확실히 잘 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김태완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 부진했다. 93경기 타율 2할2푼9리 3홈런 23타점에 머물렀다. 입대 전 3시즌과는 확연히 달랐다. 김태완은 2008, 09시즌 연속 23홈런을 때려냈고, 2010년에도 15홈런에 볼넷 리그 1위(86개)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그때가 김태완의 전성기였다.

절치부심, 올 시즌을 대비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김태균, 최진행 등 비슷한 유형의 거포들이 버티고 있는 데다 이용규가 어깨 부상으로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자리가 없어졌다.

외부적 변화에 울분이 쌓이기도 했다. 김태완은 "내가 잘 했으면 될 일이지만 2군으로 내려가는 상황에 화가 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서산 생활이 반등에 도움이 됐다. 김태완은 "2군에서 투수 정민혁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면서 "오면 '마음 편하게 있다가 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힘든 2군 생활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정민혁은 김태완의 입단 1년 후배다.

김태완은 이용규가 외야로 갈 경우 지명타자로 요긴하게 쓰일 자원이다. 김태균에 이상이 생길 경우 1루수도 맡을 수 있다. 부활 가능성을 보이며 전반기를 마친 김태완의 후반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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