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FA와 외국인 타자들의 전반기 성적은 어땠을까. 그리고 과연 FA와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이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NC, FA · 외국인 타자 만점 활약에 3위 도약
NC는 FA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였다. 두산에서 FA로 풀린 이종욱(4년 50억원), 손시헌(4년 30억원)을 동시에 영입했다. 이종욱은 타율 2할8푼, 손시헌은 3할3리로 활약 중이다. 무엇보다 NC의 약점이었던 경험과 수비가 해결됐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도 전반기 타율 3할3푼2리에 21개의 홈런을 날리며 나성범, 이호준과 함께 강력한 중심 타선을 완성했다.
덕분에 NC는 2년 차인 올해 46승32패로 전반기를 당당히 3위로 마쳤다.
삼성도 FA와 외국인 타자로 재미를 봤다. 잔류시킨 FA 박한이(4년 28억원)가 타율 3할1리로 제 몫을 해줬고, 야마이코 나바로는 타율 3할2푼2리, 19홈런으로 삼성의 약점이었던 1번 타자 자리를 책임졌다. 삼성은 49승2무27패로 전반기를 선두로 마쳤다. 2위 넥센과 3.5경기 차. 통합 4연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위 넥센도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로 재미를 봤다. 부상으로 5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포수까지 맡는 등 타율 3할3푼3리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반면 4위 롯데는 FA로 썩 재미를 못봤지만, 외국인 타자는 잘 뽑았다. 롯데는 무려 75억원(4년)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투자해 강민호를 붙잡았다. 하지만 강민호의 타율은 고작 2할2푼에 그치고 있다. 물론 포수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하위다. 대신 또 다른 FA 최준석(4년 35억)과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최준석은 타율 2할8푼9리, 홈런 14개, 히메네스는 타율 3할3푼3리, 홈런 14개를 기록 중이다.
5위 두산은 FA 영입이 없었다. 대신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타율 3할1푼5리, 홈런 18개로 전반기 맹활약했다.
▲KIA · 한화, FA도 외국인 타자도 괜찮은데
KIA는 이용규(한화)를 보내고 이대형(4년 24억원)으로 공백을 메웠다. 이대형은 타율 2할8푼5리, 도루 16개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은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휴식 중이지만, 부상 전까지 타율 3할2푼, 홈런 13개를 쳤다. 후반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KIA는 38승43패로 6위에 머물고 있다.
한화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화는 이용규(4년 67억원), 정근우(4년 70억원)를 동시에 잡는 화끈한 투자를 했다. 이용규는 타율 3할6리, 도루 10개, 정근우는 타율 2할8푼9리, 도루 19개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도 타율 3할3푼3리를 때리고 있다. FA와 외국인 타자 모두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화의 성적은 28승1무48패로 최하위다.
LG와 SK는 FA, 외국인 타자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
LG는 이병규(9)를 3년 25억5,000만원에 잔류시켰다. 하지만 이병규는 올해 35경기에서 타율 2할5푼에 그치고 있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현재 2군에 있다. 초반 맹타를 휘두르던 조쉬 벨은 9명의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먼저 짐을 쌌다. 그나마 LG는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35승1무44패, 7위까지 올라온 상태다.
8위 SK도 마찬가지다. FA 영입은 없었다. 대신 루크 스캇이라는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를 영입했다. 하지만 스캇은 연이은 부상으로 고작 33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홈런 6개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 15일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결국 퇴출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