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상륙 이틀째인 16일(이하 현지시간) 마닐라 일대의 관공서, 증권거래소, 각급 학교가 문을 닫은 가운데 주택 지붕이 날아가고 곳곳에서 침수사태가 이어져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ABS-CBN, GMA방송 등은 기상청을 인용, 태풍 람마순이 이날 오전 수도 마닐라 외곽과 카비테 주를 휩쓸고 나서 남중국해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방재당국과 지역당국은 이날 마닐라의 일부 관공서 건물이 무너져 구조대원 1명이 사망하는 등 최소한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루손섬 남동부 카탄두아네스 주에서는 인근 해상으로 조업 어민 3명이 실종돼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pa통신은 지역 당국을 인용, 이번 태풍으로 적어도 2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올들어 필리핀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람마순으로 루손섬 남동부 비콜반도와 마닐라 등지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잇따랐다.
전력업계는 태풍 람마순으로 마닐라와 주변지역에서 600만∼700만명이 정전 피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간당 최고 30㎜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사태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185㎞에 달하는 돌풍에 상당수 민가의 지붕이 날아가는 등 물적 피해가 이어졌다.
최소한 250여 편의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도 운항 취소됐다.
루손섬 남부 바탕가스 주에서는 정박해 있던 페리선과 화물척 각각 1척이 침몰했다.
방재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비콜반도 등지에서 2만 7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루손섬 지역에서 카비테 주 등 최소한 4개 주에 재난사태가 선포됐거나 선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비콜반도와 마닐라 등에서는 약 40만 명이 인근 공공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태풍 람마순의 이동 경로 주변에 위치한 관공서와 사업장, 각급 학교는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까지 일제히 문을 닫았다.
람마순은 이날 오후 남중국해로 빠져나간 뒤 17일 오전 11시 베트남 부근의 파라셀 군도 부근 해역을 거쳐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동부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됐다.
필리핀에서는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적지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초대형 태풍 '하이옌' 탓에 8천 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