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어버스, 좌석 확충 '혈안'…승객 고통 외면

737기와 A320·A321기 좌석 확대…에어버스, 오토바이형 좌석도 검토

미국의 보잉사와 유럽의 에어버스가 항공기 내 좌석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 특히 저가항공사 이용 승객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보잉사는 저가 항공사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737MAX기에 비해 좌석이 11개 더 많은 200석 규모의 개량형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 코너 보잉사 부회장은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 개막(14일)에 앞서 가진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보잉은 새로 공급할 737MAX기는 동체는 늘리지 않고 대신 비상탈출구를 한 개 추가함으로써 유사시 200명 승객 전원이 규정대로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개량형 737MAX기는 현재 개발 중이며 2017년 사우스웨스트항공사에 처음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코너 보잉사 부회장은 "개량형 737MAX기의 운영비용이 더 들겠지만, 승객을 더 태우게 됨으로써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 부회장은 유럽의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로부터 737기의 좌석을 늘려달라는 압력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 그룹도 지난달 단일 통로 구조의 A320, A321기의 좌석을 각각 종전 180석과 220석에서 각각 189석과 240석으로 확대한 개량형을 선보였다.

에어버스는 또한 50명의 승객을 더 실을 수 있는 오토바이형 좌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특허 출원한 이 좌석의 도면을 보면 오토바이 안장을 닮은 좌석이 축에 고정돼 있으며 팔 끝에 '간단한 허리 받침'으로 묘사된 등받이와 접이식 팔걸이를 갖고 있다.

에어버스는 이 디자인을 도입하면 항공기의 승객 수용 능력을 3분의 1까지 확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저가항공사 이지젯(easyJet)의 주요 기종인 에어버스 A319기의 경우 현재 156석에서 52석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들의 좌석 확충 경쟁으로 승객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잉사가 개발 중인 737MAX기는 좌석이 늘어나는 대신 이코노미석 승객이 발을 뻗을 공간은 2인치(5.08㎝) 줄어들게 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육상 운송에 익숙한 사람조차 효율성을 높인 항공기를 타면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에어버스가 역대 가장 불편한 좌석의 특허 등록을 원한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언뜻 보면 실내 공간이라기보다 중세 고문 도구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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