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 통신은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시 관계자를 인용해 하루 전 발생한 지하철 탈선 사고에서 중국과 옛 소련권 국가 출신 외국인도 다수 희생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33세와 40세의 중국 남성 2명과 24세·25세 타지키스탄 남성 2명, 24세 키르기스스탄 여성 1명, 46세 몰도바 여성 1명 등이 숨졌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은 밝혔다.
현지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이날 "지하철 사고로 지금까지 22명이 사망하고 129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뒤이어 중상자 1명이 병원에서 숨지면서 사망자는 다시 23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 환자가 많아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146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상으로 판단, 귀가했던 승객들이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사태부는 현재 사고 현장의 구조작업을 끝내고 손상된 철로 및 시설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시는 16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선로 변경 장치 이상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이날 "수리 과정에서 선로 변경 장치가 3mm 굵기 일반 철사로 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철사가 끊기면서 전동차가 탈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전날 진행된 선로 수리 과정에서 기술공들이 선로에 부착돼 열차 진행 방향을 조정하는 선로 변경 장치를 규정된 볼트로 고정하는 대신 가는 철사로 간신히 묶었던 것이 탈선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 수사위원회는 선로 수리를 담당한 기술공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하철 노조는 선로 점검공이 고의로 선로 변경 장치를 철사로 고정했을 리 없다며 반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