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독 정상, '스파이 파동' 뒤 첫 전화통화

"정보 협력·우크라 사태 등 논의…러시아 추가 제재 경고"

미국과 독일 정상이 양국 관계를 껄끄럽게 한 이른바 '스파이 파동' 뒤 처음으로 15일(현지시간)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간 정보협력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협력 증진을 위해 변함없이 밀접하게 의사소통하겠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스파이 파동과 관련, 백악관 측이 별다르게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독일 dpa통신은 "두 정상이 처음으로 스파이 혐의를 개인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백악관은 이어 두 정상이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주요 6개국(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의 핵협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이달 초 기밀문서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넘긴 혐의로 독일 연방정보국 직원을 체포한 데 이어 미국의 독일 내 첩보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 10일 베를린 주재 CIA 책임자를 추방한 바 있다.

이날 통화에서 오바마와 메르켈은 우크라이나 사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안정화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런 조치가 없을 경우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두 정상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양자 간 휴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단 주도하의 협상 개시, OSCE 주도 하의 휴전 체제 감시 등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교전 사태 중단을 위해 필요한 이 같은 조치들을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동맹국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OSCE 3자 접촉그룹이 반군과 시도했던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접촉 그룹은 15일 반군과 화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반군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러시아 인터넷 뉴스 통신 뉴스루(NEWSru)가 OSCE 관계자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3자 그룹은 이날 화상회의를 통해 교전 사태 해결을 위한 차기 회담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OSCE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반군과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반군이 휴전을 위한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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