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자신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많은 여인(우리형), 유부남과 사귀는 책방 여직원(비열한 거리)처럼 다양한 역할을 해봤었다고 억울해 하지만 대중들이 기억하는 이보영의 이미지는 CF속 깔끔한 이미지, 드라마속 멜러의 주인공, 아니면 도도하고 까칠한 여인으로 공통분모가 나타난다.
억울할 법도 하지만 벌써 세번째 영화 ''원스 어폰어 타임''을 통해 본격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번 그런 이미지 고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살짝 놀라는 눈치다. "저 평소에는 정말 안 그런데. 그런 이야기 하면 친구들이 웃어요. 네가 무슨 청순미냐고...호호호." 활달하고 명랑한 이보영의 모습이 오히려 낮설게 느껴지는 것은 영화사 마케팅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이보영이 재미있는 이중 역할에 도전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원스 어폰 어 타임''(정용기 감독/아이엠픽처스 제작)에서 이름도 촌스러운 춘자 역이다. 낮에는 재즈가수이지만 밤에는 깜찍한 도둑 해당화로 변신한다. 자웅을 가리는 상대는 사기꾼 봉구로 등장하는 박용우.
포스터에 얼굴 처음 나와, 흥행보다 그게 더 떨려
"우리 형"에서는 원빈과 신하균이 ''비열한 거리''에서는 조인성이 주인공이었다. 이보영은 TV드라마의 주인공적 이미지와 캐릭터와는 달리 그저 소비됐다. 한 여인의 수준에 그친것. 그만큼 충무로에서 아직 자리를 못잡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용우와 나란히 영화를 책임지게 됐다. "''비열한 거리''이야기를 많이들 해주시지만 당시에 드라마 ''서동요''랑 같이 하면서 제가 중간 투입된 거라서 전체 영화를 볼 수도 없었고 그저 조인성 씨의 부분이었죠. 이번에는 마음편하게 정말 영화를 즐기면서 제대로 올인했어요. 코미디 요소가 많다지만 전 무척 진지하게 연기했는데 남들은 백치미가 묻어난다고 자꾸 웃으시네요. 왜일까요? 어머나~" 포스터에 나온 자신의 모습이 무척 대견하단다. 흥행에 대한 부담 보다는 포스터에 얼굴 나온게 신기하고 뿌듯하다는 이보영은 어차피 영화 관계자들이 제일 먼저 평가해줄테니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제가 춤도 추고 노래도 3개월을 배워서 직접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요. 좀 섹시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해요. 이번 연기 캐릭터가 솔직히 제 평소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거니까 제 이미지 인식의 폭을 좀 넓혔으면 좋겠어요."
흔히 떠올리는 멜러연기가 사실 제일 젬병이라는 이보영은 앞으로 쌓인 경험 만큼 더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나 판타지 처럼 기분좋은 작품들을 더 좋아한다는 이보영은 앞으로는 ''마법에 걸린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을 꼭 한번쯤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보영, 영화속에서 백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하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백치미가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는 묘한 매력까지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