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프로축구 발레렌가의 미카엘 쇤베르크 수석코치가 한국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였다.
이 매체는 "대표팀 사령탑이 공석이 된 한국과 일본이 덴마크 출신의 쇤베르크 코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쇤베르크 코치의 지도자 경력은 그간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외국인 감독에 비해 일천한 수준이다.
그는 국가대표팀을 이끌어본 경험이 전무하며 독일과 덴마크, 노르웨이 프로팀에서만 11년간 지도자로 활동했다. 이중 감독직을 수행한 것은 2시즌뿐이고 나머지 시즌은 유소년 팀을 맡거나 수석코치로 일했다.
스타 선수도 아니었다.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윙백 로테이션 멤버로 5시즌을 뛰며 13골을 넣은 게 가장 빛나는 경력이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노리기에는 여러모로 격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해당 기사 내용에도 허점이 있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일본 매체들은 일본 축구협회가 멕시코 출신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쇤베르크 코치는 에이전트를 통해 이런저런 영입설을 언론에 흘려 몸값을 높이려는 축구계에서 흔한 '수법'을 쓰는 것일까.
연합뉴스 확인 결과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가 진정으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싶어한다는 정황이 여럿 포착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홍명보 전 감독이 사퇴한 이후 여러 유럽 에이전트들이 차기 감독직에 관심을 표명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런데 이들이 보낸 공문은 단 한 사람을 거명하고 있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서로 다른 에이전트들로부터 공문을 받았다"면서 "그런데 이들이 지목한 인물은 쇤베르크 코치 단 한명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쇤베르크 코치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위해 에이전트 여러명에게 위임장을 써준 것으로 보인다.
이중 한 명인 데니스 머레이는 축구협회 수뇌부와 직접 연락을 취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머레이는 홍 감독이 물러나고 이틀 뒤 한국 기자 몇몇에게 "안기헌 축구협회 전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다리'를 놔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른바 '비선'이라도 구축해 반드시 일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는 "일이 잘 풀릴 경우 특종 거리를 주겠다"며 '당근'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쇤베르크 코치의 '러브콜'에 당연히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축구협회의 다른 관계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기술위원회를 정상화한 뒤 차기 감독을 물색하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면서 "쇤베르크 코치 건은 그저 그 쪽이 우리에게 관심을 보인 것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