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성공을 이끈 주인공들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박재범·오하영·허우성·장혜련·강은숙 교수팀이다. 수술은 지난달 2일부터 이틀 동안에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수술 성공에 대해 "교환이식 분야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했다.
교환이식 수술은 가족들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세 가족 신장 교환 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이다.
환자 강모(48) 씨의 경우 사구체신염 등이 악화해 신장이식이 필요했지만 유일한 희망이었던 남편이 항체가 형성돼 있어 가족 간 신장이식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또 박모(여·60) 씨는 당뇨 합병증에 의한 신장 기능 악화로 2002년부터 투석을 하며 버텨왔지만 역시 가족 간에는 이식이 어려운 처지였다.
이모(52) 씨도 남동생으로부터 신장을 한 차례 이식받은 후 기능이 다시 떨어지자 아내의 신장을 재이식하려 했지만 혈액형부적합 판정에 뇌사자의 신장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이에 의료진은 서로 혈액형이 다른 상황에서도 강 씨의 남편(52) 신장을 박 씨에게, 박 씨의 남편(60) 신장을 이 씨에게, 이 씨의 아내(47) 신장을 강 씨에게 각각 이식하는 방법을 썼다.
이들은 교환이식으로 인연을 맺기 전까지 얼굴도 모른 채 살아왔지만 지금은 한 가족처럼 지낸다는 후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장기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워낙 예민한 문제이고, 신장을 주고받는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ABO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교환이식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이번 수술 성공이 신장이식 대기자 만 5,000명에게 새 희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성주 장기이식센터장은 "우리나라 장기이식의 경우 대기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단일병원 내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교환이식이 활성화되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