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경찰서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립학원을 인수하니 취직시켜주겠다며 동네 선후배 등으로부터 7억 7,000만 원을 받아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에 탕진한 혐의(사기 등)로 김모(남.32)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로 모 여고 행정실에 근무했던 김 씨는 2012년 6월 동네 선배 김모(남,40) 씨에게 접근해 "아버지가 고등학교 감사로 있는데 곧 사립학원을 인수한다. 교내 매점운영권을 주고 행정실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속여 수십 회에 걸쳐 3억 원 상당을 받아챙겼다.
또 중·고교 동창 엄모(남.33)와 대학친구 구모(남.32), 동네친구 이모(남.33) 씨 등 총 8명으로부터 같은 수법으로 역시 수억대의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이렇게 받아낸 돈을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을 하는 데 탕진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재력을 과시해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
특히 학교 매점 운영권과 우유 공급권을 주겠다며 일부 피해자를 학교까지 데려간 뒤 "아버지가 바쁘니 다음에 다시 오자"고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또 일부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교직원으로 이미 채용됐지만, 학교 사정으로 당분간 출근하지 말라"며 개인 계좌로 'OO여고 4월분 급여'라고 기재된 월급을 입금해 주기도 했다.
경찰은 김 씨가 또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취업 알선 대가로 금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취업자의 부모에게까지 접근해 금품을 요구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