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를 닮은 독특한 모양으로 '검은 가오리'(Black Stingray)로 알려진 B-2 폭격기는 대당 가격이 2조 원 이상으로 현존 최고가 기종으로도 유명하다.
언론은 관련 소식통의 말을 빌려 냉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9년에 실전에 배치된 B-2 폭격기는 취역연수가 25년이나 돼 개량작업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애초 미 공군은 1950년대에 개발된 B-52 폭격기 대체용으로 132대의 B-2 폭격기를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실전 배치 직후 소련의 붕괴와 이에 따른 국방 예산 삭감 등으로 21대만 운용했다.
그러나 2008년 2월 괌에서 한 대가 추락하는 바람에 현재는 20대만 미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모(母)기지로 하는 제509 폭격항공단이 운용하고 있다.
B-2기는 폭 52.12m에 길이 20.9m로 좌우가 긴 형태이며, 날개의 뒷부분은 'W자형'으로 다듬어져 있다. 승무원은 2명이다. 또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극소화하고 엔진에서 나오는 적외선 방출을 억제하는 스텔스 원칙에 충실한 항공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속도는 마하 0.9, 무장탑재능력은 22t이며, 최대 비행고도는 5만ft(1만 5천m)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최대항속거리는 1만 400㎞로 중간 급유 없이 괌에서 출격해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나서 복귀할 수 있다.
스텔스 폭격기이면서도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JASSM 16발, GPS형 관성유도 폭탄인 JSOW 16발, 500파운드 급 합동정밀직격탄(JDAM·GBU-30) 80발, 2천 파운드 급 JDAM(GBU-32) 16발 등 가공한 무장을 갖췄다.
B-2기는 실전 배치 이후 유고 내전,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에서 활약했다. 기종 가운데 가장 '최신형'은 1997년 배치된 기종이어서 개량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되는 개량작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99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10조 2천400억 원이나 된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인 노스럽 그루만 사는 지난달 국방부과 계약을 체결하고, 통신과 전자 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에는 핵폭발 시 발생하는 고농도 전자 방사인 전자기 펄스(electromagnetic pulse)를 고도에서도 견디는 신형 리시버도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신형 무기 체계도 갖추게 된다.
개량작업을 통한 B-2기종 유지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이 지배적이다. 성능 만족도뿐만 아니라 미국의 억지력 과시에도 적격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3월 북한의 호전적 태도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시와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B-2 폭격기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미국의 저력을 시의적절하게 과시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