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상륙 이틀째인 16일(이하 현지시간) 루손 섬 남동부 비콜반도와 마닐라 일대의 관공서와 증권거래소, 각급 학교가 문을 닫은 가운데 곳곳에서 주택 지붕이 날아가고 침수사태가 잇따랐다.
ABS-CBN, GMA방송 등 필리핀 언론은 기상청을 인용, 태풍 람마순이 15일 저녁 비콜반도 남단의 소르소곤 주에 상륙하고 나서 이날 오전 수도 마닐라와 카비테 지역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풍 람마순은 중심부 부근의 최대 풍속과 최대순간 풍속이 각각 시속 150㎞와 185㎞로, 시속 26㎞로 북서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관측됐다.
방재 당국은 이날 태풍으로 중부의 북사마르 지역에서 20대 여성 1명이 전주에 받혀 사망했다고 밝혔다.
비콜반도의 카마리네스수르 주에서도 주민 2명이 감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탄두아네스 주에서는 인근 해상으로 조업을 나간 어민 3명이 실종됐다.
현지 경찰은 지난 14일 부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어민들이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케손시티에서는 담벼락이 붕괴하면서 상당수 주민이 부상했다.
소르소곤 주 등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으며 알바이와 카마리네스 등 인접지역에서도 정전과 통신두절 등이 잇따랐다.
또 시간당 최고 30㎜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사태가 발생하고 주변지역 민가의 지붕이 날아가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졌다.
이밖에 최소한 73편의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이 운항 취소됐으며 주변지역 항구에서도 7천명 가까운 승객들의 발이 묶였다.
이에 앞서 비콜반도 6개 주에서는 약 30만 명이 산사태와 폭풍 해일을 우려, 인근의 공공 대피소 등지로 피신했다.
태풍은 이날 오전 수도 마닐라 외곽과 카비테를 거쳐 이날 정오 북부 삼발레스를 거쳐 필리핀을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앞서 비콜반도 일대의 관공서가 15일 오후부터 일제히 문을 닫았고, 마닐라 등지의 각급 학교에도 16일까지 이틀간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이 엄습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인명 피해 등 적잖은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엄습해 8천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