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삼성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삼성 벤치는 김건한에게 이병규를 거르라고 지시했다. 오른손 투수 김건한에게 왼손 타자 이병규보다는 오른손 타자 최경철이 상대하기 낫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성적에서도 이병규보다는 최경철이 상대하기 쉬운 타자였다.
하지만 삼성이 선택한 최경철이 삼성을 울렸다.
2사 만루 찬스. 최경철은 침착했다. 그리고 1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김건한의 4구째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좌익수 옆에 뚝 떨어졌고, 투아웃인 만큼 주자들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다. 싹쓸이 3타점 2루타. 스코어는 4-1에서 7-1로 변했다. 2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은 타점을 포함하면 4타점 맹타다.
최경철은 "볼은 버리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노려서 치려고 했는데 체인지업이 좋은 타이밍에 잘 걸려들었다"면서 "팀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경철은 빛났다.
일단 선발 투수 코리 리오단을 잘 리드했다. 최경철의 리드와 함께 리오단은 삼성 타선을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잠재우고 6승째를 거뒀다. 또 최경철은 8회초 2사 1루에서 박해민의 2루 도루를 잡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리오단도 "삼성이 강한 팀이지만, 우리가 초반에 점수를 뽑아서 승기를 잡았다"면서 "포수 최경철의 리드와 좋은 수비가 나와 승리할 수 있었다. 1위 팀을 상대로 이겨서 기분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