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 부르고 놀리고"…임병장 "심한 스트레스 받았다"

모욕행위 일부 확인, 소초원들은 사소한 장난이라고 생각해

강원도 동부전선 GOP서 총기난사 후 도주해 구속된 임 병장 (사진=황진환 기자)
GOP 총기난사 사건의 피의자 임모(22) 병장이 일부 부대원들로부터 모욕행위를 당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군 수사결과 밝혀졌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15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일부 소초원은 피의자를 놀리고, 별명을 부르는 등의 모욕행위 등 비위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부소초장인 A 중사는 병사들 앞에서 힘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임 병장을 놀리고 본인이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는 등의 일부 행위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임 병장은 A 중사가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고 진술했지만 A 중사는 이에 대해 장난으로 툭툭 쳤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사단 관계자는 "때린 사람은 장난이었고, 맞은 사람은 고통이었다"면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한 결과 A 중사는 진실 반응이 나왔고 이는 본인은 장난으로 해서 죄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결과 임 병장과 함께 근무했던 상병 2명은 임 병장을 만나도 경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상병 두 명은 임병장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자기도 제대로 안하면서 똑바로 안한다고 약간 괴롭힘을 당해서 선임병 대우를 안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작업을 하면 같이 해야하는데 자기는 소홀히 하고 후임병 시키고 못하면 못한다고 질책했다"면서 "기수열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동기생 4명이 주로 임 병장의 별명을 부르고 놀렸다"면서 "본인들은 장난이었다고 하지만 받아들인 입장은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그 결과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나 있는 것을 보며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 수사단의 결론이다.

수사결과 임 병장이 학창 시절부터 놀림을 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수사단은 범행 직전 "고교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 금전갈취' 등 괴롭힘을 당해 칼로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일을 회상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임 병장은 검거 당시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메모를 통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하였다"며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수사단은 "'그들'이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었고, ∙메모를 남긴 이유는 '그들'로 표현된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 공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하였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수사단은 부소초장인 A중사의 경우 임 병장이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수사단을 밝혔다.

다만 다른 소초원에 대해서는 임 병장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아 소속 부대에서 징계 등 지휘조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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