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검은 토요일' 생존자 합의금 5억弗

호주에서 2009년 여름 발생해 큰 피해를 냈던 이른바 '검은 토요일'(Black Saturday) 사건 생존자들이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인 5억 호주 달러(약 4천800억 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검은 토요일' 사건은 2009년 여름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 발생했던 대형 산불을 일컫는 표현으로, 당시 173명이 목숨을 잃었고 12만5천 헥타르(㏊)의 임야와 1천 채 이상의 가옥이 소실됐다.


호주 국영 ABC방송은 '검은 토요일' 사건 생존자와 사망자 친척 등으로 구성된 1만여 명의 집단소송 참가자들이 이 지역 전력회사 SP 오스넷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통해 5억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률회사 모리스 블랙번 측은 "킬모어 이스트-킹레이크 산불의 희생자들에게 오늘 정의가 구현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많은 희생자를 낸 '검은 토요일' 산불은 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던 SP 오스넷의 배전선이 낡아 촉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SP 오스넷은 성명을 통해 "'검은 토요일' 산불로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며 "끝까지 소송했다면 승소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안의 복잡성과 불확실성, 소송의 규모 등이 합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SP 오스넷은 그러나 "이번 합의가 회사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의에 따라 '검은 토요일' 사건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적절한 경고를 하지 못하고 진화 작업에 실패한 빅토리아 주정부도 1억 달러 이상을 피해자들에게 물어주게 됐다.

데니스 넵사인 빅토리아 주총리는 "주 정부의 보험사들이 합의금을 내게 될 것이며 이 때문에 주정부 예산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비극적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사건이 일단락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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