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 검사)는 14일 선박 출항 전 안전점검을 부실하게 하고, 위험한 출항을 눈감아준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한국해운조합 부산지부 운항관리실장 김모(5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부산-제주를 오가는 노선 선박 2척과 연안여객선 1척의 출항 전 여객선 안전점검보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등 1년간 281차례에 걸쳐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출항 전 여객선을 직접 방문해 안전 여부를 점검해야 하지만, 현장을 가지 않고 여객인원 등 안전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선박회사에서 알려주는 대로 써넣는 방법으로 안전점검보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가 주로 검사를 해왔던 S사의 선박은 1987년과 1993년 건조된 노후 선박으로 지난해 4월부터 부산-제주 항로를 운항해왔다.
이 선박들은 올해 1월 기관 고장으로 해상에서 4시간 정도 표류하는 등 1년 동안 불안한 운행사태가 4∼5차례나 있었다.
심지어 한 선박은 자체 선박검사에서 상대 선박과 기본 통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제주 노선 선박이 위험한 운항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안전관리 최종 책임자인 김씨가 이를 지적하지 않았고, 되레 세월호 사고 이후 각종 점검일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선박 매매 가격을 부풀린 허위문서로 수십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은 혐의로 해상화물운송업체 대표 이모(44) 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외국에서 새로 건조된 선박 3척을 수입하면서 선박가격을 부풀린 대출용 계약서를 별도로 만들어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26억원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