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작업자들은 이날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안의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콩코르디아호를 수면 위로 띄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무게 11만4천500t, 길이 290m로 타이타닉호의 2배 크기에 미식축구장의 3배 길이인 콩코르디아호는 인양 작업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인양 당국은 지난해 9월 45도 가량 기울어져 있던 배를 똑바로 세우고 배를 지탱할 수중 받침대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수면에 절반 가량 잠겨 있는 콩코르디아호는 현재 위치에서 13m 가량 띄워야 예인이 가능하다.
예인을 위해선 먼저 배의 양쪽 측면에 부착돼 있는 금속 공기상자 30개에 공기를 주입해 배의 부력을 키워야 한다. 하루에 2m 가량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배를 수면 위로 띄우는 작업에만 6~7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 공기상자를 배에 부착하기 위해 강철 케이블 36개와 체인 56개가 동원됐다.
배를 수면 위로 띄우는 작업이 완료되면 콩코르디아호는 오는 21일 예인 작업을 시작해 이달 말 320㎞ 떨어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항으로 옮겨진 뒤 폐기될 예정이다.
콩코르디아호가 옮겨지면 아직 인양하지 못한 인도인 종업원 러셀 레벨로의 시신을 찾는 작업도 진행한다.
인양 및 폐기 비용은 선박 소유주인 코스타 크로시에르가 부담하게 되며 그 비용은 15억 유로(약 2조814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양 작업이 이뤄지는 이 일대 해역은 유럽 최대의 돌고래·고래 보호구역 중 한 곳이다. 환경단체들은 인양 작업 중에 선내에 남아있는 독성 물질이나 연료가 유출될 수 있다며 해양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13일 70개국에서 온 승객과 선원 등 4천229명을 태우고 가던 중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는 바람에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콩코르디아호는 당시 선장이 승객이 모두 대피하기 전에 배를 버리고 도망쳤다는 점에서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한 국내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한다.
콩코르디아호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는 현재 살인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