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거품을 빼는 대체부품 인증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미리 도입한 선진국 사례를 검토해 수입차 대체부품 사용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이나 대체부품인증기관 신뢰도 획득 등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체 보험사고건수 중 5.8%에 불과한 수입차 사고에 지급되는 부품비용은 전체의 부품비용의 23%. 부품 가격이 국산차보다 4.7배나 차이나는 독과점 형태의 정품부품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외제차 1대당 평균보험료는 국산차 1대당 평균보험료의 1.8배 수준이지만 수리비는 2.9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비싼 외제차 수리비로 보험금이 새 나가면서 보험료 부담은 고스란히 국산차 운전자들에게 전가되는 모양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가 만든 정품부품이 아닌 부품사 등에서 만든 부품도 정부가 정한 기관이 인증하는 공식인증제도가 내년 1월부터 도입된다.
2004년부터 인증제도를 도입한 영국의 사례를 감안하면 대체부품인증제도가 활성화될 경우 보험료 인하와 보험사 수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대체부품 품질인증기관인 태참(Thatcham)에 따르면 연간 8억 파운드(우리돈 약 1조 3,939억 원)이 부품비용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영국 보험업계는 현재 시행중인 대체부품 제도가 활성화될 경우 보험사들이 우리돈으로 약 5,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참의 이안 커티스(Ian Curtis) 매니저는 "현재는 대체부품이 2%밖에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보험사들과 정비공장에서 대체부품을 전면적으로 도입했을때 보험사들이 연간 3억 1,800만 파운드(우리돈 약 5,540억 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보험이 적용되는 차량수리때 대체부품을 사용하는 경우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고 있어 대체부품 사용에 따라 보험료 거품이 빠지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여기에 범퍼와 후드, 펜더 등 차량 외장부품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부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태참은 전했다.
영국 외에도 캐나다가 40%, 미국이 30%, 스페인이 15% 안팎의 비율로 대체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자동차부품협회 김석원 회장은 "대체부품 인증제도가 도입된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보면 인증제도가 도입됐을때 대체부품의 경우 30~50%, 정품부품의 경우 30% 이상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보험료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대체부품 성능·품질인증제 주관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인증제 시행주체를 민간 인증기관과 시험기관으로 이원화한다는 시행규칙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인증기관은 부품 시험 결과 위조 여부 감별, 인증마크 부착 등 전반적인 행정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부품의 규격과 인장력 시험 등 간단한 시험은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국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차량의 안전과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외장부품 위주로 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이 예정된 대체부품 인증제도가 외제차 수리비 거품을 줄이고 보험료 인하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