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4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0개나 뽑아내는 역투를 펼쳤다. 안타는 2개만 내주고 볼넷과 실점은 단 1개도 주지 않는 빼어난 피칭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3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2개씩 잡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만큼 작심하고 던진 전력 투구에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맥을 못 췄다.
4회 2사에서 나온 카를로스 쿠엔틴의 좌익수 쪽 타구가 첫 안타였다. 류현진의 이날 컨디션만 본다면 10승은 떼논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과 수비가 긴장감을 키웠다. 류현진의 호투만큼 상대 선발 타이슨 로스도 맹위를 떨쳤다. 5회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3안타로 다저스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다저스는 2회 황금 기회를 놓쳤다. 안드레 이디어의 2루타와 후안 유리베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일단 A.J. 엘리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미겔 로하스의 잘 맞은 타구는 3루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가면서 3루 주자까지 횡사, 더블 아웃이 됐다.
6회에 가서야 겨우 득점이 나왔다. 1사 1, 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이날 거의 유일한 로스의 실투를 받아쳤다. 7회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거의 마지노선에 나온 점수였다.
불펜과 수비도 줄타기를 했다. 1-0, 불안하게 앞선 7회 등판한 브랜든 리그는 1사 1루에서 어설픈 플레이로 이닝을 마칠 기회를 놓쳤다. 땅볼을 유도,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될 상황이었지만 리그가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은 것으로 판정돼 세이프가 됐다.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번복되지 않았다.
리그는 이후 카메론 메이빈에 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몰렸다. 1점 차였기에 자칫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갈 수 있는 상황. 다행히 J.P 하웰이 이닝을 마무리해줬다.
8회는 곤잘레스가 2사에서 나온 투수 땅볼 때 송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9회는 마무리 켄리 잰슨이 1사에서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푸이그의 실책까지 겹쳐 1사 1, 3루에 몰렸다. 다행히 잰슨이 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1점 차 승부에서는 살 떨리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류현진은 9승 이후 3번의 경기에서 2패에 그쳤다. 6월 28일 세인트루이스전 7이닝 3실점에도 패전을 안았고, 지난 3일 클리블랜드전은 7이닝 2실점에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9일 디트로이트전은 3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데뷔 최다 7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랬던 류현진이었기에 이번 10승은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한편의 다저스 극장이 펼쳐지면서 더욱 쫄깃쫄깃함을 만끽해야 했던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