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인이 놓친 결정적인 슈팅은 결국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
전반 21분, 독일의 수비 진영에서 토니 크로스가 시도한 백헤딩이 의도보다 더 뒤로 흘렀다. 공은 수비수들을 지나 미처 오프사이드 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르헨티나 공격수 이과인에게 향했다. 크로스의 머리에 맞고 흐른 공이라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이과인은 곧바로 골문을 향해 질주했다. 수비수가 황급히 따라붙었지만 이과인을 저지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러나 이과인이 때린 공은 발에 빗맞고 골문 옆으로 힘없이 흘러나갔다.
이과인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그 장면을 바라본 팀 동료 마스체라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이과인보다 더 아쉬워했다.
이과인은 갑자기 찾아온 기회에 조금은 당황한듯 보였다. 떨어지는 공을 트래핑하고 여유있게 독일 골키퍼 노이어와 맞섰다면 더 안정된 상황에서 슛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바운드된 공을 바로 때리다보니 정확한 킥을 하지 못했다.
이과인은 9분 뒤 골을 넣었다. 세리머니까지 마쳤다. 그러나 이미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있었다.
이과인의 슛이 빗나간 순간 이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은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나올까"라며 탄식했다. 아르헨티나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었다.
결국 독일은 연장전 후반 8분에 터진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월드컵 정상에 섰던 1990년 이탈리아 대회의 영광을 재현했다. 스코어도 같았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1986년 이후 28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은 눈물 바다가 됐다.
아르헨티나가 언젠가 다시 월드컵 정상에 서기 전까지 이과인이 놓친 슈팅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