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펠레의 저주도, 남미 징크스도 극복한 독일

펠레(사진 가운데)가 카카(사진 왼쪽),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독일 축구가 남미의 자존심을 완전히 꺾었다. 월드컵 역사상 남미 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유럽 국가가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남미가 낳은 최고의 축구 스타 펠레의 저주마저도 이겨냈다.

독일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후반 8분에 터진 마리오 괴체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남미와 유럽의 자존심 대결의 팽팽함이 깨지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 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남미 국가가, 유럽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유럽 국가가 우승하는 징크스가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나라는 브라질도, 아르헨티나도 아닌 독일이었다.


독일은 펠레의 저주도 이겨냈다.

현역 시절에는 '축구 황제'로, 은퇴 후에는 '저주'로 유명한 펠레는 결승전이 열리기 하루 전 브라질의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나은 전력이다. 그러나 결과는 신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우승 팀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축구 팬들은 펠레가 사실상 독일의 우승을 예상한 것 아니냐며 독일이 펠레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였다. 예상이 자주 틀리기로 유명한 펠레 아닌가.

독일에게는 위기가 많았다. 전반 21분 토니 크로스의 백헤딩 실수가 아르헨티나의 이과인에게 연결됐지만 이과인이 성급한 슈팅으로 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초반에는 리오넬 메시가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흘렀다.

수차례 위기를 넘기고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린 독일은 연장전 후반 8분 안드레 쉬를레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은 괴체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길었던 0의 균형을 깼다.

남미 징크스도, 펠레의 저주도 전차군단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이로써 독일은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던 1990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자 서독 시절을 포함,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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