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네이마르, 브라질 축구의 '이정표'였다

부상 결장 이후 방향성 실종, 최악의 경기력

자국에서 64년 만에 열린 월드컵을 우승으로 마치겠다던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부상 이후 처참하게 무너졌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브라질 축구는 브라질에서 방향을 잃었다. 64년 만에 개최한 월드컵은 '악몽'이었다.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3-4위전에서 0-3으로 패했다.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브라질은 실망스러운 결과로 대회를 마쳤다.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척추 골절 부상을 당한 네이마르(바르셀로나)가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했지만 구심점 역할을 하던 확실한 골잡이를 잃은 브라질은 독일과 준결승(1-7패)에 이어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전반을 0-2로 지고 나서 역전승을 거둔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월드컵 역사(5무121패)는 이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브라질은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을 결장했던 주장 치아구 시우바(PSG)의 반칙으로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리안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빠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손을 써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이어 17분에는 달레이 블린트(아약스)에게 추가 골까지 내줬다. 이 골 역시 지난 독일과 경기에서 대패의 시발점이 됐던 다비드 루이스(PSG)의 실수가 빌미를 제공했다. 조너선 데 구즈만(스완지 시티)가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루이스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문전의 블린트에게 전달됐다. 블린트는 수비수의 방해 없이 침착하게 추가 골을 성공했다.

이 두 골을 내준 뒤 브라질은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패배를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뒴(PSV 에인트호번)의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브라질 축구대표팀에서 단순한 선수 한 명 그 이상의 존재감을 확인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브라질은 1940년 2월 아르헨티나에 0-3, 3월 우루과이에 3-4로 차례로 패한 이후 안방에서 첫 연패를 허용했다. 특히, 월드컵에서 연패는 1974년 서독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브라질은 2차 리그 1그룹 3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2로 패한 데 이어 폴란드와 3-4위전에서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상대 팀에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내준 것은 1970년 멕시코 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3-2 승리한 뒤 페루와 16강서는 4-2로 승리하며 통산 세 번째 우승까지 달성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 경기까지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월드컵 출전 역사상 가장 많은 14실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무려 9골이 경기 시작 후 30분이 지나기도 전에 나왔다. 특히 네이마르의 부상 이후 브라질은 1골을 넣는 반면 10골이나 내주며 완벽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간판 골잡이 네이마르의 공백이 비단 공격뿐 아니라 팀 전체 균형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결과가 됐다. 브라질 국민에게 64년을 기다린 월드컵은 악몽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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