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인해 양 씨는 오른 무릎아래에 차고 있던 의족이 파손됐다.
양 씨는 정상적인 일을 하기가 어렵게 되자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왼쪽 무릎 상처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요양급여를 승인해줬지만, 오른쪽 의족은 신체 일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요양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따라 양 씨는 근로복지 공단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줘 양 씨는 패소했다.
1,2심 재판부는 "의족은 사람의 신체 구성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그 파손을 부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족은 사람의 신체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상'이 아닌 '물적 피해'에 해당하고, 따라서 부상이나 질병과 같은 인적피해에만 지급하도록 한 요양급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근로자의 의족이 근무도중 사고때문에 망가졌다면 신체를 부상당한 것과 똑같이 보고 요양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우선 장애인보조기구에 관한 규정의 체계나 장애인 차별행위 개념 등을 고려할때 "업무상 재해로 인한 부상의 대상인 신체를 반드시 육체적 대상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의족 착용 장애인들에게 의족은 기능적으로 다리를 사실상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신체 탈부착 여부를 기준으로 요양급여 대상을 가르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한다면, 사업자들로 하여금 의족 착용 장애인들의 고용을 더욱 소극적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간 국민건강보험법에는 '장애인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의지(依支)에 대한 요양급여가 가능토록 했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는 이같은 특례 규정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통해서도 요양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