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세 남자 김명수·정성근·정종섭…朴은 누굴 구할까?

(왼쪽부터) 김명수 교육부 장관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가 또다시 벼랑 끝에 섰다.

국회 교육문화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명수, 정성근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회의 불참으로 채택이 무산됐다.

새정치연합은 이 두 후보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일찌감치 선을 그었고 이런 입장은 전날 열린 청와대 회동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새정치연합 안전행정위 소속 의원들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국가 개조를 수행할 사람이 아니라 개조의 대상"이라면서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김 후보자와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제출 시한은 오는 14일까지며, 정종섭 후보자는 13일까지다.

인사청문요구서를 보낸지 20일이 지나도록 청문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서 청문요구서를 재차 요구할 수 있지만 보통 하루 정도의 시한을 줘 왔다.

관행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15일쯤에 하루 정도의 기한을 정해 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요청했다가 그래도 오지 않을 경우 이들을 장관에 임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절차만 지켜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청와대와 박 대통령의 고민이 있다. 청문회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난 이들에 대해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랬다가는 패색이 짙었다가 해볼만 한 게임으로 변한 7.30 재보선에 최대 악재로 작용해 여당의 관반 의석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총리 후보를 두 명이나 잃은 상황에서 또다시 장관 후보들을 낙마시키는 것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실은 엄연하다.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론이 이미 돌아섰고, 정성근 후보자도 음주운전에 거짓말, 전매제한 위반 등 여러 문제점들이 확인되면서 보수 언론에서조차 동정론이 자취를 감췄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두 사람에 대한 장관 임명 재고를 대통령에게 요구했고, 박 대통령도 '참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기는 어렵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용서가 안 되는 일이 새로 드러났거나 여론지 안좋으면, 그런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더구나 야당과 소통하려는 관문에서는 특히 그렇다"고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세 명의 장관 후보자를 모두 장관에 임명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청와대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결국 고민은 한 명을 내주느냐 두 명을 내주느냐로 요약된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언급하지 않은 정종섭 후보자는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런데 여당인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김명수 후보자는 일찌감치 포기한 분위기 속에서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당내 여론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대통령에 부담이될까봐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정성근도 곤란하다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와 박 대통령은 주말과 주일을 거치면서 여론의 추이와 정치 상황 등을 검토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힐 수도 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경우 기자들과의 고별을 취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장관직을 더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사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데 있다. 지금 야당의 기세와 여론 흐름으로는 정성근 후보자도 매우 위태롭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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