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물류업체가 입주해 있는 항만배후단지에 일반 제조업체도 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강원과 충북 등 수도권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또다른 수도권규제완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 항만배후단지 규제 철폐
해양수산부는 부산항 신항과 광양항, 울산항, 평택·당진항, 인천항 등 항만과 붙어있는 산업단지에 제조업체 입주를 허용하는 내용의 '1종 항만배후단지 관리지침'을 개정해 1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된 지침은 물류업체에 유리했던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 선정과 평가기준을 조정해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평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럴 경우, 기계와 화학 등 중소 수출 제조업체들이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항만배후단지에 대거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수부는 제조업체 입주 기준을 정해 대기업 등은 제한하기로 했다. 또, 전체 매출액 가운데 수출액이 50% 이상 업체만 입주를 허용할 방침이다.
◈ 비수도권 내륙 산업단지 공동화 우려
정부는 전국 주요 항만에 대해 배후단지 조성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항 신항은 201만㎡가 개발중이고, 광양항은 222만㎡의 배후단지가 건설됐다.
특히, 인천항의 경우 현재 77만㎡의 항만배후단지가 조성됐지만 오는 2020년까지 450만㎡로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이들 항만배후단지가 수출입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대도시권 소비지에 바로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전국 내륙권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항만배후단지로 대거 이주할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충북 등 수도권과 인접한 내륙권 자치단체들은 기업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평택·당진항 배후단지가 조성되면서 강원도 지역에 입주해 있던 상당수의 물류업체들이 빠져나갔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역 불균형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북의 기업유치 관계자는 "수도권규제완화를 하고 싶어도 대놓고 하지 못하는 정부가 항만배후단지를 통해 수도권규제완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지역에 내려와 있던 중소제조업체들이 다시 항만배후단지, 특히 인천항쪽으로 대거 이전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