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부적절한 주식 거래 의혹 등이 제기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서 공식적이진 않지만 내부적으로 '불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무난하게 넘어갈 것으로 보였던 정 후보자까지 '걸림돌'로 작용해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일정 자체가 취소됐다. 보고서 채택도 자연스럽게 불발됐다.
새정치연합은 "후보자들이 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현재로써는 보고서 채택을 위한 위원회 회의 자체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론 "정 후보자가 오전 유인태 의원의 답변 과정에서의 발언에 대해 오후 회의에 시정하고 여야에 사과했음에도 불구, 새정치연합은 약속이나 한 듯 청문회를 중단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 전 새누리당 교문위 의원들은 회의를 열고 두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의혹들을 해소할 기회를 줬지만 오히려 부적격자라는 여론이 더 높아진 김 후보자에 이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정 후보자까지 '더 큰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새누리당 교문위 의원들의 공식적 입장은 "기본 방향은 청문회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거짓말도 청문회 절차 과정에서 지적하고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후보자가 '위증'을 했다는 것에 대해선 "세상이 어느 땐데 지금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앞이 캄캄하다"고 속마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노코멘트"라고 하면서도, 거짓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빼도 박도 못하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할 지, 김 후보자 스스로 '자진 사퇴'를 할지가 남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강경론자들은 "야당에 밀리지 말고 끝까지 두 후보자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1명 혹은 2명 '낙마'로 기운 것이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한 것이 여권에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만든 셈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논의 중'이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면서도 "김 후보자에 대해선 부정적 여론이 고착화돼 있다. 그런데 정 후보자까지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해서 여론이 더욱 더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당으로선 국무총리 후보자 두 명이나 '자진 사퇴'를 한 초유의 사태를 겪은 후라 장관 후보자 두 명까지 낙마시키는데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속으론 "두 후보자 모두 곤란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입 밖으로 말하게 되면 청와대와 대통령에 부담이 될까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