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부에서 김명수 교육부 장관후보자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장관으로서의 부족한 자질이 원인이 됐다.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김명수 후보자의 논문표절과 제자 명의 누락, 내부자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비뚫어진 역사인식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몇몇은 의혹이 아니라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김명수 후보자가 보여준 언행이었다. 의원들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전혀 상황논리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답변의 반복에 의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청문회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대부분 김명수 후보자가 교육부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이미 표명했다.
이런 기류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에게로 확산되고 있다. 의원들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자 판단의 문제란 점을 의식해 대놓고 반대입장을 밝히지는 않지만 제기된 의혹이 문제가 아니라 과연 교육부장관으로 행세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김명수 불가론을 펴고 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10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의 전반적인 흐름이 이런 부분까지 지켜줘야 되느냐, 새누리당도 같이 망가지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있는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다가오는 7.30재보궐선거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당 내부에)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소속 A교문위원은 10일 "장관으로서 의사소통능력이 너무 떨어지니까 쉽게 얘기해서 제2의 윤진숙 장관인데 윤 전 장관도 이보다는 나은 것 같다"면서 김명수 후보자의 의사소통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이어 "김명수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통과되는 지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장관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개인적으로는 돕고 싶지만 장관이 됐을 경우 장관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느냐 그런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새누리당 교문위원은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여당 교문위원들 사이에도 부정적 기류가 좀 있다"고 말했고, 이 모 초선 의원은 "장관으로서 인품은 좋은 것 같은데, 교육부장관으로서 장악력이나 소통능력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는 청와대와의 관계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끝까지 '장관에 임명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김명수 임명 강행의 여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할 경우 다가오는 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하게 되고 이는 여권에 심각한 데미지가 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 원내과반수를 잃게 되고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은 타격을 받게 된다.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여론도 싸늘하다.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저마다 김 후보자의 소통능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고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사람이 60%에 가까웠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여야 원내대표단과 가진 회동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김명수, 정성근 2명을 특정해 재고를 요청한데 대해 "잘 알았고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선택에 여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