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감독 '벤치클리어링'에 서로 당황한 이유

'다, 당황하셨에요?' 양상문 LG(왼쪽), 송일수 두산 감독.(자료사진=LG, 두산)
'2014 한구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LG의 경기가 열린 10일 잠실구장.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전날 그라운드 대치 때 서로 의아하게 생각했던 까닭을 털어놨다.

9일 2-2로 맞선 두산 공격이던 9회초 1사 2루. 타석에 들어서던 오재원과 포수 최경철 사이에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나와 맞서는 벤치 클리어링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경기가 재개됐다.


두 팀 감독이 다소 당황한 것은 상대 사령탑의 행동 때문이다. 당시 송일수 두산 감독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했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벤치에 남아 있었다.

먼저 양 감독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에게 "사실 내가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상대 송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온 것을 봤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사실 우리나라는 그라운드 대치 때 감독까지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그런데 송 감독님이 나가셔서 순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잠시 고민했지만 큰 일이 아닌 것 같아 그냥 앉아 있었다"고 웃었다.

송 감독 역시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라운드로 뛰어나간 이유에 대해 묻자 송 감독은 일단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섰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일 야구의 문화 차이다. 재일동포로 일본에서도 선수와 코치 생활을 했던 송 감독은 "일본에서는 벤치클리어링 때 감독도 나가기 때문에 당연히 뛰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감독은 "나도 나가서 보니 양 감독은 벤치에 앉아 있더라"면서 "그래서 나도 속으로는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맡았던 두산 2군에서는 그런 경험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우스갯소리에는 "그라운드 대치 상황은 없었고, 다만 심판과 자주 싸우기는 했다"며 웃었다. 송 감독이 과연 다음 벤치클리어링 때는 어떤 행동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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