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는 아니다"

"청와대 상황실,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구조나 지휘한 적 없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와 관련 "재난에 있어 최종 지휘본부는 안행부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장"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김 비서실장의 발언은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김장수 실장은 청와대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난 여론에 휩싸여 교체된 바 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 국가안보실 기관보고에 출석해 "청와대가 재난 재해의 컨트롤타워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국가재난 및 안전관리법에 의하면 사회적·자연 재난이 있으면 그 지역의 본부에서 지휘를 한다"며 "가령 불이 나면 관할 소방서장이, 범위가 커지면 서울 소방청이 달려드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는 "일반적 의미로 청와대가 국정 중심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컨트롤타워라면 이해된다"면서도 "법상으로 보면 재난 종류에 따라 지휘·통제하는 곳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상황에 대해 청와대 상황실에서 정확한 사항을 파악하고 대통령께 보고하는 역할이었지, 구조나 지휘한 일은 없다"며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인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은 "법적인 개념으로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하지만 중대본부장, 해경청장을 지휘·관리하는 책임도 그에 못지 않다는 의미에서 국민들은 청와대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분명히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고 사과했다. 그런 점에서 저희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비서실장은 "이 사건은 매우 특수하고 이례적인 사건"이라면서 "배가 물에 빠지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는데, 이렇게 빨리 빠질 수가 없다. 원래 5시간이 걸린다"고 항변했다.

또 김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해 "가장 나중에 탈출해야 할 선장과 선원이 제일 먼저 탈출한 것, 탐욕에 젖은 기업이 배를 잘못 고친 것, 국가공무원의 태만 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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