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5골을 터트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선 전 경기에 출전하며 준우승을 연출했다.
그 후 메시의 시대가 왔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골을 넣는 메시를 보며 사람들은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외쳤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았다.
메시는 화려한 길을 걸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10시즌 동안 정규리그 276경기에서 243골(평균 0.88골)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를 4년 연속 수상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프리메라리가 4년 연속 득점왕 등 공격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국가대표로서도 이미 마라도나를 뛰어넘는 성적을 이뤘다. 이날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포함해 A매치 출전 92경기를 뛰었다. 마라도나보다 한 경기 더 뛰었다. 또 메시는 42골로 마라도나의 34골을 이미 넘어섰다.
이 놀라운 기록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마라도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월드컵 때문이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컵을 안겼지만, 메시는 그러지 못했다. 소속팀에서는 날아다니는 메시가 유독 월드컵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마라도나는 1982년부터 4개 대회에 연속 출전, 21경기에서 8골 8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메시는 지난 두 번(2006, 2010)의 월드컵에서 8경기 출전,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2006년 독일월드컵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5-0으로 앞선 후반 43분에 넣은 1골이 월드컵 골 기록의 전부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대패해 탈락했다.
다행히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전환점이 됐다.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4경기 연속 맨오브더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현재까지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르헨티나를 결승무대에 올려놨다.
메시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28년 만에 아르헨티나에게 우승컵을 안기고 마라도나를 뛰어넘을 자리가 드디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