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간 대선논란 개입 "부정의혹, 철저조사해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 부정 의혹이 제기되며 불복 움직임이 나오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대선 후보들과 잇따라 통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선거 논란에 개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아프간 대선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54) 전 외무장관과 통화한 데 이어 8일에는 또다른 후보인 아슈라프 가니(65) 전 재무장관과 통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후보에게 대선 부정 의혹이 철저히 조사되길 바란다며 아프간 국가 통합을 약화하지 않을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폭력적이거나 초헌법적인 수단에 의지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원조가 중단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 정상이 외국 선거 기간에 후보들과 대화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사태의 심각성 및 아프간 안정과 연관된 미국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두 후보와 연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경고 메시지는 압둘라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왔다. 압둘라 후보의 지지자 일부는 별도의 정부 구성까지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8일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초법적 수단으로 권력을 잡으려 한다면 미국과 국제 사회가 재정과 치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결과에 따르면 가니 후보가 56.44%를 득표해 43.56%를 얻은 압둘라 후보를 이겼다.

이는 지난 4월 5일 1차 투표에서 압둘라 후보가 46%를 얻어 31.5%를 득표한 가니 후보를 큰 격차로 이긴 것을 뒤집는 결과다.

압둘라 후보는 8일 수도 카불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우리가 승리자"라며 "부정 선거 결과는 오늘도 내일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아프간 대선 부정 의혹 조사가 반드시 결론나야 한다면서 "잠정결과는 최종결과도, 권위있는 결과도 아니기 때문에 최종결과를 예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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