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4만명을 동원하며 지상군 투입 채비에 나선 이스라엘에 맞서 하마스 역시 로켓 발사 범위를 이스라엘 북부까지 확대하는 등 150여명의 사망자를 낸 2012년 11월의 '8일 교전' 이래 최악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8일(현지시간)부터 9일 새벽까지 가자지구 150여곳을 공습, 28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치는 등 팔레스타인 측 사상자가 잇따랐다.
이 중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 이상이 민간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가자지구에는 밤낮없이 폭발음이 들리고 건물이 흔들렸다. 접경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침공을 피해 가자지구 안쪽의 친척집 등지로 대피하고 있다.
하마스 대원 4명은 이스라엘 남부 지킴 지역의 군사기지에 잠입해 수류탄 공격을 하다가 이스라엘군에 사살되기도 했다.
하마스는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중심도시를 로켓으로 공격하는 한편 북부 도시 하이파까지 공격 범위를 넓혔다.
하마스 산하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처음으로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 M75 로켓 4발씩, 북부지역 하이파에 R160 로켓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수도 예루살렘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나서 폭발 굉음이 연달아 들렸다. 경제수도 텔아비브를 겨냥한 로켓포 2발은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에 격추됐으나 주민들이 서둘러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스라엘은 로켓 한 발이 가자지구에서 140㎞ 떨어진 북부 하이파가 아니라 100㎞ 떨어진 하데라에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하마스 로켓 공격 중 최장거리다.
로켓포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4만 명 규모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리는 한편 가자지구와의 접경 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며 지상군 투입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츠하크 아하로노비츠 이스라엘 치안장관은 "(공격은)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지상 작전이 필요하면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남부 지역에 특별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모든 것을 동원한 작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지상 침투에 대비해 점차 국경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지상 침투는 아마도 수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마스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이스라엘이 2012년 말의 휴전합의를 깬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은 안정을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