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근로장려금' 대상에 화가·모델·저술가 포함

"어려운 가정형편에 추석 차례상 준비를 할 엄두도 못 냈는데 세무서 직원의 도움으로 70만원의 근로장려금을 받아 차례상 준비는 물론 병원비에도 보탰습니다."

지난해 10월 경남 거창세무서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함양군에 거주하는 박모(64·여)씨가 보낸 감사의 글이었다.

3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일용근로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생활하던 박씨는 지난해 5월 거창세무서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에는 배우자나 18세 미만 부양가족이 없으면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이 아니지만,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60세 이상의 고령자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세무서가 먼데다 신청 방법도 몰랐지만, 세무서 직원의 도움으로 전화 자동응답서비스(ARS)를 통해 간편하게 근로장려금을 신청했고, 지난해 9월 추석 전에 70만원의 장려금을 신청시 등록한 은행계좌로 받았다.

9일 국세청에 따르면 근로장려금제도는 일은 하지만 소득이 낮아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국세청이 현금을 지급하는 근로연계형 지원제도다.

2009년 처음 도입됐으며 올해까지는 근로소득자와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가운데 소득 기준, 연령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지난해는 신청 대상으로 추산됐던 100만5천가구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8만3천가구에 총 5천618억원(가구당 평균 72만원)을 지급했다.


올해도 120만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5월 1차 신청을 마감했으며 이달 말까지 기한후(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한층 확대된다. 근로소득자 등 종전 대상자 이외에 일정 소득 이하의 자영업자도 국세청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신청 대상에는 퀵서비스(소포배달용역), 물품배달원(수하물 운반원), 파출용역, 중고자동차 판매원, 대리운전원, 목욕관리사(욕실종사원), 간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등 특수직 종사자가 포함된다.

또 음료품 배달원과 저술가, 화가, 작곡가, 모델, 연예보조, 다단계판매원, 기타 모집수당을 받는 사람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변호사나 변리사, 법무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의사, 약사, 감정평가사, 노무사, 손해사정인, 한약사, 수의사 등 전문직 사업소득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가운데 소득 기준 등이 충족되면 내년 5월 근로장려금 신청 기간에 필요한 서류 등을 갖춰 신청하면 최대 2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내년에 근로장려금을 받으려면 올해말 기준으로 배우자 또는 18세 미만의 부양 자녀가 있어야 한다. 다만, 신청자가 60세 이상이면 배우자나 부양 자녀가 없어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단독 가구의 경우 연간 총소득이 1천300만원 미만, 가족이 있는 외벌이는 2천100만원, 맞벌이는 2천500만원 미만이어야 대상이 된다.

여기에 올해 6월 1일을 기준으로 가구 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자이거나 1주택 소유자여야 하며, 가구 구성원의 재산 합계액이 1억4천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이들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급여 수준에 따라 근로장려금 지급액이 결정된다. 60세 이상 단독 가구는 최대 70만원, 외벌이 가구는 최대 170만원, 맞벌이 가구는 최대 2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년 처음으로 자영업자들에게도 근로장려금이 지급되지만 대상 근로 기간은 올해"라며 "신청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되면 올해 소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록과 증빙을 잘 보관해 대비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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