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의원은 MBC를 통해 녹화중계된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대개조 사업은 개헌부터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는 김태호 의원의 질문에 "30년 입은 옷을 한번 고칠 때가 됐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일부 동의했다.
그는 하지만 "금년은 국가개조와 경제성장를 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타이밍에 맞지 않는다"며 "내년 쯤 당에서 논의해 총선 공약으로 내걸 사안이 아닌가 한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김태호 의원의 비슷한 질문에 "대통령에 과도한 권력 집중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답이 나와있고 정·부통령 4년중임제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며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개헌론에 동의했다.
이밖에 다른 사안을 놓고는 김무성·서청원 의원의 생각이 대체로 비슷했다. 우선 공천권 행사 문제를 놓고 이들은 '상향식 공천'이 원칙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의원은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이제 전략공천의 시대, 권력에 의해 공천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완벽하게 당과 국민이 참여하는 공천제도가 확정되지 않으면 우리가 설 땅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사회자가 제시한 명제에 O X 팻말로 답하는 코너에서도 거의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나는 친박이다', '국회선진화법은 폐기해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해야 한다', '시진핑 방한에서 우리가 얻은 게 더 많다'라는 제시문에는 공통적으로 O 팻말이 제시됐다.
두 의원은 '7·30 재보선 공천에 문제가 있다'는 질문에도 나란히 X 팻말을 내보였고, '정홍원 총리 유임은 잘한 결정이다'와 '김기춘 청와대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에는 '중립' 의견을 똑같이 냈다.
다만 '다른 당권후보와 기꺼이 연대할 수 있다' 제시문에만 김 의원이 O, 서 의원이 중립으로 이견을 보였다.
김 의원은 7·30 공천과 관련해 "현재까지 진행된 결과를 보면 과거와 달리 그런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 의원은 김기춘 실장 사퇴 문제에 대해 "국정공백 장기화 우려가 높고, 잘한 결정은 아니지만 나름의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서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박근혜정부의 성공에 기여하겠다는 똑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이 보수우파 혁신을 주도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서 의원은 "어느 정권이든 2~3년차가 가장 중요한데, 박근혜정부가 금년에 2년차다. 모든 경륜과 경험을 쏟아서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각각 말했다.
다른 경쟁자들도 저마다의 전당대회 출마 이유를 밝혔다. 중위권 주자로 분류되는 3명 중 김태호 의원은 '미래를 향한 개헌'을, 또 이인제·홍문종 의원은 계파를 아우르는 '용광로 리더십'을 각각 포부로 밝혔다.
소장개혁파인 김영우 의원과 김상민 의원은 "참신한 인물이 당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일한 여성후보인 김을동 의원은 '대를 이은 사명감'을, 유일한 원외후보인 박창달 전 의원은 '소신과 의리'를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이날에 이어 오는 10일 한차례 더 TV토론을 실시하고, 9일 경북 경산과 11일 경기 성남에서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이어 14일 서울 잠실에서의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 및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