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쌀개방, 농민없이 결단하듯 타협안 내"

대선출마? 아직 부족, 도정 집중할 터


-치우치지 않았던 도정이 재선기회 준 것
-선악대립 아닌 대화통한 공동체훈련 해야
-새로운 시대과제 갖고 진보보수 다퉈야
-경쟁논리로 농촌 못지켜, 대안으로 대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8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 정관용> 재선에 성공하면서 일약 차기 대권 주자군에 분류되고 있는 재선 임기를 시작한 안희정 충남지사 연결합니다. 안 지사님 안녕하세요?

◆ 안희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네, 당선되시고 처음이니까 축하합니다.

◆ 안희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지역민들이 지지해 주신 배경,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안희정> 무엇보다도 너무 모나지 않게, 또 치우치지 않게 지난 민선 5기 동안 도정을 합리적으로 이끌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저의 노력에 대해서 도민 여러분께서 높게 평가하신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혹시 김대중, 노무현을 잇는 장자가 되겠다. 또 재선 성공하면 대선에 도전하겠다, 이른바 큰 인물로 부상된 것 때문에 지지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 안희정> 어떤 이유 하나만 가지고 결과를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하여튼간에 종합적으로 판단하셔서 저를 도지사를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신 것 아닐까요? (웃음)

◇ 정관용> 그런데 막판에 출구조사 결과 나왔을 때는 상당히 아슬아슬한 식으로 발표가 됐었잖아요?

◆ 안희정> 철렁했죠. (웃음)

◇ 정관용> 그때 철렁하셨어요, 진짜로?

◆ 안희정> 네. 선거 결과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거라 저도 출구조사 나왔을 때는 마음이 한편으로 철렁했는데요. 선거운동 과정이나 그전에 만나 뵀던 어르신들과 지역주민들을 떠올리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저 스스로를 얼른 위로하고 그랬습니다. (웃음)

◇ 정관용> 어르신들이 하신 얘기들 중에 뭐가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나세요?

◆ 안희정> 제가 어느 시장에 가서 좌판에 앉아계시는 어머님한테 ‘어머님, 저 아시겠어요?’ 그랬더니 그 야채를 팔러 왔던, 노점을 하시던 우리 어머님께서 ‘몰라요.’ 그래요. ‘저 이제까지 도지사 하던 사람이에요.’ 그랬더니 ‘아, 그래요?’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 저 한 번 더 하려는데 어머니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여쭈어봤더니 그 어머님이 제 얼굴 이렇게 보시더니 ‘질 나서 잘하겠네요.’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질 나서?

◆ 안희정> 네, ‘익숙해져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까 잘하겠네요.’ 이렇게 어머님이 덕담을 해 주시던데. 일반적으로 평상시에 정치를 전혀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던 많은 우리 유권자들께서 선거 때 출마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시는가, 이렇게 보면 하여튼 꾸준히 시간이 축적되어서 신뢰가 쌓여야 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그때 좀 더 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 어르신 말씀처럼 경험이 쌓여서 즉, 질 나서 4년 해 보시니까 뭐 좀 깨우침이 있으세요. 어떠세요?

◆ 안희정> (웃음)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우고 경험한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행정과 정치가 흔히들 다른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다르다는 생각을 솔직히 안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안희정> 네. 자기가 어떤 소신이 있다 할지라도 그 소신을 갖고서 상대방을 밀어붙이는 것을 우리가 정치라고 지난 시기에 생각을 했던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선과 악의 싸움으로 정치를 바라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민주주의가 성장하면서 우리가 바라봐야 될 태도는 선과 악이 아니라요. 우리는 서로 다른 견해지만 대화를 통해서 한 국가, 한 지역공동체에서 힘을 모아야 합니다라는 이 훈련을 우리가 더 많이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 정관용> 오늘 처음에 지역민이 지지해 주신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니까 첫 답변도 모나지 않게, 치우치지 않게 이런 걸 강조하시네요.

◆ 안희정> 네.

◇ 정관용>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말고 같이 대화하지 말고 타협해야 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안희정>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 주장을 흔히들 중도라고 표현하시는데 절충주의나 중도를 가자라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각자 자기 소신과 견해는 좀 분명하게 더 가져주기를 저는 바랍니다. 다만 과거 20세기의 진보와 보수의 대립보다는 좀 더 내용이 더 바뀌자는 것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진보와 새로운 보수로써 이 시대의 과제를 갖고 서로 경쟁을 해야지, 20세기의 동서냉전이라거나 연고주의라거나 민족 해방이라거나 아니면 계급투쟁의 이런 관점을 갖고 진보, 보수가 싸우면 현실의 대한민국의 과제는 그러한 경쟁구도에서는 하나도 안 풀리기 때문에 새로운 진보, 보수로 지금 우리가 거듭나자, 이것을 우리가 제안하는 것이죠.

◇ 정관용> 안 지사께서 2002년 중요한 역할을 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킬 때까지하고는 좀 달라지신 거 아니에요?

◆ 안희정> 결정적으로는 김영삼 대통령이 군사독재정권을 마치고 92년 대통령됐던 순간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엄청난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그것이 처음에는 과거의 옳고 그름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하는 것처럼 포기하는 쪽으로 정치문화가 많이 가버렸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쪽으로. 그러나 저는 진보든 보수든 자기 내용의 입장을 조금 더 숙련시키기를 요구하고 규칙과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서 서로 간에 승복하고 대화하는 이런 과정으로 우리 정치 수준과 사회문화를 좀 높여보자는 제안입니다.

◇ 정관용> 자, 지금 농촌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쌀시장 개방문제인데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는 이제 관세화 유예를 철폐하겠다고 거의 방침을 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안희정>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난 94년인가요. 95년에 최초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할 때부터 우리는 쌀시장 개방 대신에 MMA 즉, 의무수입 쿼터량을 중심으로 관세화를 유보시켰습니다. 계속 유보하다 보니까 우리 국내 쌀시장과 상관없이 이게 의무수입 물량을 40만 톤을 연간 사야 되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가 국내에 쌀 총 생산량이 400만 톤이 안 됩니다. 거기에 거의 10배나 해당되는 쌀을 무조건 사야 되는 나라가 됐는데. 이런 구조로 계속 갈 수는 없습니다. 다만 쌀은 우리 식량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국의 쌀 경영 면적이, 쌀 산업이 기반부터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쌀 산업 보조정책이 좀 필요합니다.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시장 개방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우리 농민들과 자꾸 타협안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렇게 시점 다 돼서 결단하듯이 하면 타협안을 이루어서 우리가 쌀 산업 보호를 위해서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어야 될 시간을 다 까먹고 있는 겁니다. 정부가 진지하게 이 논의를 진행했어야 됐고. 충청남도에서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제안하고 있는 농업보조금,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국가농업보조금의 양을 높여서 기본적으로 쌀 산업과 농업 산업이 그곳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산업으로서 국가가 기본적인 바탕을 좀 깔아주셔야 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국가의 농업재정 중에서 소득직불금제도가 좀 더 강화되기를 계속해서 정부한테 요구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관세화 유예 철폐를 하려면 그런 농업보조금 인상이라고 하는 거를 조건부로 찬성할 수 있다, 이 말인가요?

◆ 안희정> 그런 정책을 함께 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농업 산업이 시장의 경쟁력 논리로써 내버려두면 농업 산업 못 지킵니다. 그럼 어떻게 지킬 것인지는 국가는 대안을 갖고 농민한테 설득을 해 줘야 되고 농민 분들은 우리가 현재 세계화된 이 자유시장 무역체제 내에서 시장 개방을 안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농민들도 다 알고 계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안희정> 거기에 우리는 타협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치 얘기 한두 가지만 좀 더 여쭙겠습니다. 다음 대선에 출마하십니까?

◆ 안희정> (웃음) 지금은 도정과 도지사로서 업무에 집중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집중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 정관용> ‘지금은’이라고 말씀하시니까 그럼 언제 결심하십니까?

◆ 안희정>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 정관용> 그런데 재선에 도전하시면서는 마치 다음 번 대선에 나가실 것처럼 말씀하셨잖아요.

◆ 안희정> 지방정부를 잘 이끌어서 제가 실력과 경륜을 쌓아서 국민들한테 사랑을 받는 대한민국의, 그때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어요. 시기와 시점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정확하게 언급한...

◆ 안희정> 아직은, 분명한 사실은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거나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 이만큼이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입니다.

◇ 정관용> 그럼 다음번일지 그 다음번일지는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 그 말씀이시군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웃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2기 충남 도정을 잘 이끄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되겠죠.

◆ 안희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희정> 감사합니다.

◇ 정관용> 안희정 충남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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