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조는 모습 잡힌 양키스팬 1천만 달러 소송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 화면에 조는 모습이 잡힌 뉴욕 양키스 팬이 방송사 ESPN 뉴욕과 당시 중계진, 메이저리그 사무국,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총 1천만 달러(약 101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야후 닷컴, 폭스 스포츠 등 미국 언론은 8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 팬 앤드루 렉터(26)가 뉴욕주 법원에 접수한 이색 소송 내용을 전했다.

렉터는 4월 14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를 관람하던 중 고개를 늘어뜨린 채 잠이 들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ESPN은 렉터의 모습을 생방송 중에 내보냈고, 캐스터 댄 슐먼과 해설자 존 크룩은 이 장면을 보고 농담을 던졌다.

MLB닷컴은 ESPN의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퍼져 나가기도 했다.


렉터는 "그 장면이 방영된 후 온라인상에서 나는 '멍청하고 뚱뚱한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고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자는 화면을 내보낸 ESPN과 나를 '뚱뚱하다', '지적이지 못하다', '멍청하다' 등의 단어로 표현한 아나운서와 해설자, 그 장면을 편집해 MLB닷컴에 올린 메이저리그 사무국, 팬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뉴욕 양키스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ESPN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소송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렉터의 주장에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렉터가 피해 보상을 가능성은 있지만 원하는 금액을 모두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례로 렉터는 "슐먼과 크룩이 나를 '멍청하고 뚱뚱한, 양키스에 대한 팬 심이 없는 사람'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슐먼과 크룩은 "4만 5천명의 팬이 운집한 곳에 잠을 잘 수 있다니" 정도의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경기장에서 조는 장면을 ESPN이 스포츠 센터에서도 틀었다"는 렉터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대부분 미국 언론은 "소송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렉터와 ESPN 등의 재판 과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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