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9일 오전 8시 8분(한국 시각) 미국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원정에 선발 등판한다. 9승4패 평균자책점(ERA) 3.08을 기록 중인 류현진의 세 번째 10승 도전 경기다.
이번에도 10승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 팀이다. 48승37패 승률 5할6푼5리를 기록 중이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강자라고는 하나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8일까지 다저스는 51승40패, 승률 5할6푼의 성적을 냈다. 지난 4월 LA 대결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1승1패했다.
특히 이번 2연전은 월드시리즈 '예상 대진표'로도 관심을 끈다. 양대 리그 챔피언들이 될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기 때문이다.
▲"7월의 월드시리즈, 10월 본편 시사회"
특히 미국 현지 언론 '디트로이트 뉴스'는 이번 시리즈 예고에 대해 "7월의 월드시리즈로, 어쩌면 10월 진짜 대결의 시사회 격"이라며 주목했다. 이 매체는 "양 팀이 각 리그 최강 선발진에 스타 선수들을 대거 보유했고, 불펜이 불안하다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고도 분석했다.
여기에 두 팀은 지난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된 아픔도 같다.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에, 디트로이트는 보스턴에 막혔다. 똑같이 2승4패로 졌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발진을 자랑한다. 45승24패, 평균자책점(ERA) 3.03은 MLB 30개 구단 중 1위다. 사이영상 듀오 클레이튼 커쇼(10승2패)-잭 그레인키(11승4패)에 최강 3선발 류현진, 노히트 노런을 거둔 조시 베켓(6승5패), 어지간한 3선발을 능가하는 5선발 댄 하렌(8승5패)가 버티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다저스의 AL판으로 불린다. 선발진 ERA가 3.86, MLB 16위로 다소 높지만 37승(27패)을 합작, MLB 5위다. 막스 슈어저(10승5패), 릭 포셀로(11승5패), 아니발 산체스(5승3패) 등이 버티고 있다.
류현진과 맞붙을 저스틴 벌렌더는 디트로이트 부동의 1선발이다. 지난해부터 다소 주춤하지만 2011년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 석권한 특급 스타다. 2006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벌렌더는 올해 7승7패 ERA 4.71이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의 상승세다.
▲큰 경기, 원정 강한 류현진에게 기회
이런 경기에서 류현진이 디트로이트를 꺾는다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의 승리 투수로 남는 것이다. 더욱이 10일 경기에는 그레인키-슈어져 선발 카드다. 빅매치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는 기회를 안을 수 있다.
디트로이트 뉴스도 류현진에 대해 "매우 견고한 한국 출신 좌완에게 '2년 차 징크스는 없다'(No sophomore slump)"면서 "올해 16경기에서 4번을 빼고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미 류현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최초로 선발 등판해 승리까지 따내며 큰 경기 강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와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원정에서 강했던 점도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올해 원정 8경기 6승1패 ERA 1.62를 찍었다. 3승3패, ERA 4.66의 홈 성적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디트로이트에는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2년 연속 AL MVP에 오른 미겔 카브레라와 빅터 마르티네스, 이안 킨슬러 등이다. AL 팀 타율 1위(.275)다. 다만 허리 부상에서 최근 결장한 마르티네스의 출장 여부가 변수다.
다행인 것은 지난번 등판 때와 달리 류현진도 강력한 주전들의 도움을 온전히 받는다는 점이다. 지난 3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류현진은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야시엘 푸이그, 핸리 라미레스, 애드리언 곤잘레스, 후안 유리베 등이 선발에서 빠져 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