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북상에 세월호 시신 유실 우려

잇단 대책 마련에도 유실 막지못해 불신감 커져

제8호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세월호 선체의 시신 유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태풍의 영향으로 유속이 빨라지면서 시신이 유실될 것에 대비, 선체의 창문과 입구 등에 자석차단봉과 그물망을 설치했다.

조류가 빨라지고 물이 도는 와류가 발생할 경우 시신이 선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선체 인근 5∼10㎞ 지점에 그물망을 설치해 이중으로 유실을 방지할 방침이다.

가족들과 논의해 자망 어구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상·항공 수색이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 해안과 도서 지역에 대한 수색 인력도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지키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수차례 유실 방지책을 내놨는데도 유실을 근본적으로 방지하지 못한 구조 당국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참사 발생 84일째인 8일 현재 사망자는 293명으로 이 가운데 선체 내에서 250명, 선체 밖에서 4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망자 10명 가운데 1.5명이 선체 밖에서 발견된 것이다.

지난달 5일 침몰 해역에서 북서쪽으로 40.7㎞ 떨어진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일반인 탑승객 조모(44)씨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조씨의 시신은 상당 기간 선체에 있다가 거센 조류에 휩쓸려 깨진 창문으로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대책본부는 침몰 해역 주변을 비롯해 최대 80㎞ 지점까지 다중으로 그물을 설치하고 유실에 대비했다고 밝혔지만 수십㎞ 떨어진 지점에서 시신과 다수의 유실물이 발견되는 등 허점을 보였다.

현재 기상 악화 탓에 바지선과 함정이 피항하며 수색 작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유실 대책마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기상 악화로 바지선과 함정이 피항하는 사이에 유실물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수색이 중단될 정도로 기상이 나쁜데 유실 대책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유실 방지 대책을 마련했지만 잠수사 위험성 등을 이유로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며 "태풍의 영향으로 조류가 빨라지고 바람이 거세지더라도 선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창문과 입구 자체를 차단봉과 그물망으로 차단했기 때문에 유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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