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력·저소득·임시직, 비은행대출로 내몰린다

금리 등 불리…은행의 대출 차별 여부 살펴봐야

학력과 소득이 낮거나 임시·일용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일수록 은행 대출보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최필선(부교수)·권정현 연구팀은 8일 금융감독원이 창간한 '금융감독연구'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가구의 계층별 특성에 따른 은행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금감원과 한은, 통계청이 실시한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담보대출의 경우 소득 최하위 20%의 비은행대출 비율은 54.0%에 달해 전체 가구 평균(22.1%)의 2배를 넘었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의 비은행대출 비율은 15.5%에 불과했다.

소득 최하위 20%는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을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에 의존하는 데 반해 소득 최상위 20%는 대출의 85%가량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구주 지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비은행대출 비율이 16.7%에 불과한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30.1%로 상용근로자의 2배에 육박했다.

가구주 교육수준별로는 초등학교 이하 계층의 비은행대출 비율이 절반을 넘는 51.1%에 달한 반면 대학교 이상 계층은 19.3%로 전체 가구 수준보다 낮았다.

순자산을 기준으로 봐도 하위 20%는 비은행대출 비율이 39.4%였던 반면 상위 20%는 17.1%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거주자의 비은행대출 비율이 30.0%로, 수도권 14.5%의 2배를 넘었다.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득 하위 계층과 임시·일용근로자, 초등학교 이하 학력 소지자가 소득 상위 계층과 상용근로자, 대학교 이상 학력자보다 비은행대출 비율이 높았다.

대출자의 신용도나 위험도의 영향을 보기 위해 부채자산비율, 금융부채소득비율, 원리금상환부담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를 분석했지만 재무건전성과 은행·비은행대출 비율은 긴밀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을 통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위험도)을 같게 놓고 비교해도 소득이나 교육수준, 아파트보유 여부, 수도권거주 여부에 따라 은행권 대출 비율이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만으로 대출의 차별성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공정 대출의 문제는 금융산업뿐 아니라 전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면서 "금융당국과 학계·업계가 대출 차별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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