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모든 정당 연합과 관련 정당 지도자들과 논의 끝에 다음 회의를 8월12일 열기로 했다"면서 "더 많은 대화와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수니파 반군의 득세에 맞설, 모든 종파와 종족을 아우르는 이라크의 통합정부 구성이 더 늦춰질 전망이다.
4월 총선으로 구성된 이라크 의회는 지난달 10일 수니파 반군의 봉기 이후 이라크가 내전 위기에 몰리자 국내외로부터 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통합정부를 구성하라는 요구를 받아 왔다.
그러나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국내외의 거센 퇴진 압력에도 3선 연임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수니파와 쿠르드족은 물론 일부 시아파마저도 알말리키 총리의 우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이라크 정치권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시아파의 유력 성직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 역시 지난 5일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에 새로운 총리 후보를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라크 시아파 정부를 지지해온 이란 역시 알말리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라크 총리가 되더라도 이를 지지하겠다며 새로운 총리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소집된 개원 의회도 휴식 시간 이후 수니파와 쿠르드계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워 시작된 지 2시간 만에 임시의장이 산회를 선포하는 등 파행을 면치 못했다.
한편 바그다드 서쪽에서 이날 이라크군의 한 장성이 반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정부군 대변인 카심 아타 중장은 6사단장인 나즘 압둘라 알수다니 소장이 이날 바그다드와 팔루자 사이의 아부 그라이브 지역에서 반군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다니 소장은 지난달 초 수니파 반군의 봉기 이래 반군의 공격으로 숨진 정부군 장병 가운데 최고위급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지난달 10일 니네바 주도 모술을 접수하고 반정부 수니파 무장단체를 규합, 계속 남진해 서북부의 주요 도시를 장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서북부 일대에 칼리프가 통치하는 이슬람국가 수립을 공식 선포하고 이름을 '이슬람국가'(IS)로 바꿨다.
알자지라 방송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은 모술과 티크리트, 바이지, 사마라 등 바그다드 북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교전과 각종 폭력 사태로 900명 가까운 군경을 포함해 2천400여 명이 숨지는 등 지난 수년 만에 한 달간 최대 희생자 규모를 기록했다.
또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반군의 준동과 이라크 정부군 철수를 계기로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다투던 키르쿠크를 장악하고 동서로도 관할 지역을 대폭 늘린 뒤 독립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쿠르드자치정부의 독립을 계기로 이라크가 분열되면 중동 지역에 재앙적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현지 신문을 인용해 AF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