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규 한림대 입학사정관이 집필한 '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 철학 이야기'가 바로 그것. 저자는 기원전 6세기 텔레스가 세상의 근원에 대해 처음 피력한 이래 여러 철학 학파의 등장,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고전철학의 왕성기, 그리고 아테네 아카데미가 폐쇄되기까지의 천 년 이상 지속된 그리스 철학자들의 지적 모험을 충실히 담아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로 정의할 수 있다. 고대 철학을 다룬 책들이 철학을 갓 입문하는 독자들이 읽기에 다소 어렵고 지루한 반면, 친절한 설명을 바탕으로 읽히기 쉽고 간결하게 그리스 철학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철학자들은 물론, 신이 되고자 했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 개와 같은 삶을 이상으로 여겼던 디오게네스, 원자론을 주안한 데모크리토스, 노예에서 철학자가된 에피게토스 등 수많은 철학자들을 삶과 핵심 내용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의 사상과 현대의 삶을 이어주는 조그만 징검다리로서 이 책을 집필했다는 저자는 "남들이 사는 대로 따라서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이 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고대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철학이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중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꽤 흥미롭다. 역사상 많은 독재자들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군사독재 시절에 이 구절을 저항 세력을 누르는 명분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소크라테스는 오히려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며 죽음을 통해 재판의 부당성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고 독자를 일깨운다.
물론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주장이나 논리가 완벽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은 SNS, 스마트폰 등의 발전으로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그리고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아무런 비판 없이 진실로 믿고 행동하는 최근 우리 세대가 해답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한규 / 좋은날들 / 272쪽 / 12,800원